10월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민간통계 기준 전월 보다 0.5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정부는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10일 기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55% 하락했다. 하락폭은 지난달(-0.16%)의 3배를 넘어섰다.
서울은 전월 대비 0.45% 하락하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도봉구(-1.47%), 송파구(-1.27%) 노원구(-0.86%), 강북구(-0.58%), 구로구(-0.52%) 등이 크게 하락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0.67%, 연립주택 -0.21%, 단독주택 -0.03%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경기는 지난달 대비 0.88%, 인천은 0.82% 떨어졌다. 경기는 수원 영통구(-4.05%), 화성(-1.40%), 안양 만안구(-1.27%), 과천(-1.24%), 군포(-1.23%)를 비롯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전체로는 전월 대비 0.71% 하락했다. 기타지방(-0.24%) 역시 강원(0.05%)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주택 전세가격도 전월 대비 0.51% 하락했다. 서울이 0.46% 떨어졌고, 경기(-0.88%), 인천(-0.75%) 등 수도권(-0.69%) 전체가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5개 광역시도 0.43%, 기타지방도 0.08% 하락을 맞이했다.
향후 시장 흐름을 내다볼 수 있는 가격 전망지수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5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조사해 0~200 범위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100 미만일 경우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전국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69에서 65로 하락했다. 서울은 지난달 61에서 59로 낮아지면 지난달 보다 하락 전망이 더 늘었다.
정부는 아직 부동산 시장이 폭락장까지는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제도 완화 등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값 하락세가 거세다는 지적에 “폭락으로 보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50% 오른 가격이 6~7% 내렸다고 폭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아파트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이 역대 가장 낮은 2만 가구 수준인데, 가장 많았을 때는 8만 가구까지 갔다”며 “올해 예정된 분양·입주 물량 자체가 거의 보릿고개 수준인 시점과 맞물려 있어 (집값 폭락을) 단정 짓기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도인(집주인) 호가(부르는 값)도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어 시장의 가격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라 현 상황을 특정 국면으로 단언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원 장관은 “현재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는 부동산 시장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거시 경제 여건의 성격이 강하다”며 “이로 인한 경제 충격과 고통이 커질 수 있기에 기울기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지나친 규제에 대한 정상화 속도를 더 당기거나 금융 부채 부담이 지나치게 무거운 부분에 대해 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