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유가상승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증가의 영향에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1년8개월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3·4분기중 실질 국내총생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 대비 0.3%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로는 3.1% 성장했다.
성장률 증가의 뒷배경에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있다. 민간소비는 승요차 등 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늘어 1.9% 증가했으며,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물건설이 늘어 0.4%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5.0%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줄었으나 운송장비, 서비스 수출 등을 중심으로 1.0% 증가하고, 수입은 원유,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5.8%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감소했으나 서비스업 등이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5.5% 증가했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줄어 1.0%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0.3% 증가하고, 건설업은 건물건설이 늘어 1.8%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금융 및 보험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늘어 0.7% 증가했다.
이외에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 국내총생산이 0.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이 악화돼 1.3% 감소했다.
이처럼 한국의 경제는 3분기 역성장을 피할 수 있었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역대 최악을 달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실적)는 76으로, 9월(78)보다 2p 내려갔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21년 2월(76)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다.
가장 체감경기가 낮은 곳은 제조업으로, 업황 BSI는 72를 기록하며 전월(74) 대비 2p 하락했다. 지난 2020년 9월(68)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 영향으로 BSI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