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이 시끌시끌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들에게서 그간 찾아볼 수 없었던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날 만큼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영업점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현재 금융소비자들의 열광은 ‘수신금리’에 기원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떤지 볼까요. 수신금리 경쟁의 불꽃은 다올저축은행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20일 다올저축은행은 수신금리를 1.25%p 인상하면서 예금 상품의 금리가 6.5%가 됐고, 이 소식을 들은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신규상품 가입을 위해 영업점에 몰려들었죠.
이후 한국투자저축은행이 6.5% 금리에 합류하면서 재차 열풍이 불었고, CK저축은행·안국저축은행이 추가로 따라붙었죠. 현재 언급된 저축은행들의 한도가 다 소진되다 보니 금리는 다시 낮아진 상황이지만, 28일 OK저축은행이 수신금리를 재차 올리며 6.5%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5%대 후반에서 6% 초반대 금리를 많은 저축은행들이 제공하면서 말 그대로 저축은행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수신금리가 6.5% 상한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 법인들도 7%대에서 10%대 금리를 주는 적금상품을 내놓으면서 새벽부터 영업점 문앞에서 줄을 서게 만드는 진풍경을 이뤄내고 있죠.
그렇다면 이같은 진풍경은 왜 일어났을까요? 사실 10월부터 11월까지가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의 특판시즌이긴 했습니다만, 이정도로 수신금리를 왕창 올리지는 않았거든요.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이 수신을 유치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줬습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당장 오는 11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확정인 가운데 내년 1월 금통위에서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내년에 특판을 하게 된다면 6.5% 예금이 아닌 7.0%에서 8%까지 제공해야 금융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예측이죠.
이와 함께 ‘너도 하면 나도 한다’라는 심리도 있다고 합니다. 2금융의 특판기간인 현재 많은 예적금 상품들의 만기가 다가오는데요, 이때 기존 고객들을 붙들거나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0.1~0.2%에 예민하게 움직이는 ‘금리 노마드족’들이 저축은행 주요 수신고객들임을 생각한다면 금리경쟁에서 뒤쳐질 경우 수십억에서 수백억까지의 수신금액이 다른 저축은행, 상호금융에 빼앗길 수 있음을 감안하면 현재 금리를 올리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이같은 수신금리 경쟁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들에게 무조건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한숨을 쉬는 상황이기도 하죠. 최근 공격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는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수신금리가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의 금리 인상도 있었다는 겁니다.
또한 ‘역마진’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은 대부분의 자금을 예적금 상품에서 조달하고 있어, 예대금리차에 수익을 의존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예금금리 상승분만큼 대출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법으로 대출금리의 상한이 연 20%로 묶여있는 상황이죠. 최근 저축은행 업계가 중금리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전보다 순이자마진(NIM) 증가폭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신금리가 오른다면 NIM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죠.
다만 이같은 저축은행의 속사정은 제쳐두더라도, 금융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재테크 수단으로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니 한 번 저축은행의 수신상품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