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인파가 몰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30일 오전 2시 기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벌어진 압사 사고로 120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했다. 추후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SNS 등에는 이태원 사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목격담이 줄지어 올라왔다. 현장에 있던 시민 A씨는 “방금 죽다가 나왔다. 이태원 가파른 길 클럽 골목에서 나오는 길에서 위에 사람들이 밀었다”면서 “위에서 가파른 상태로 미니까 도미노처럼 (사람들이) 쓰러졌다”고 적었다.
이어 “밑에 (사람들이) 쓰러진 걸 모르는지 계속 밀었다”며 “이렇게 죽는구나 싶어서 오열하면서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손을 잡고 끌어 올려줬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빠져나온 이들은 공통적으로 벽·기둥을 잡아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사진 이태원 뒷골목에 빼곡하게 들어찬 사람들이 한꺼번에 넘어지면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고도 전했다. 네티즌 B씨는 “가게 옆 파이프 잡고 어떻게든 버텼다”며 “골목 안에 있었는데 같이 온 친구와 떨어졌다. 벽에 붙어 넘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산 것 같다”고 했다.
혼잡한 상황이 담긴 영상도 공유됐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도로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하나씩 맡아 심폐소생술(CPR)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을 압박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안간힘을 쏟았다. 시민들이 부상자들을 들쳐메고 현장 수습을 돕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날 밤 10시15분 최초로 사고 상황을 인지한 소방당국은 같은 날 밤 11시50분 소방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에 빠진 수십 명을 상대로 도로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방당국은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들을 치료 중이다.
경찰 역시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사상자 구호를 위한 교통소통 및 안전조치에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방자치단체와 행사 주최 측 등의 안전조치 책임 여부를 확인하고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꾸려 사실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