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발표되는 美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11월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의 실행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는 만큼 향후 금리인상 속도조절 시그널이 나올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미 연준 FOMC는 다음달 3일 새벽 정책금리 결정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 FOMC가 이날 금리를 0.75%p 인상할 경우 4연속 자이언트스텝이 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높은 편이며, 헤드라인 CPI, 근원 PCE의 월별 상승률이 대체로 0.3% 이내로 수개월간 유지되는 하드 데이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통화긴축적인 행보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향후 1년 내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진행된다는 전제로 연준의 금리인상은 연말 4.5%, 내년 5~5.5% 가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가 수반되고 인플레이션이 2%로 복귀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 금리인하 실시 등 통화완화적인 행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여전히 (미국 내) 기업의 구인 수요가 취업자수보다 많아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유지되고 있다. 실업률은 낮고 고용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면서 “주택시장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통화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현재 경기가 나쁘지 않기에 연준위원들은 인플레이션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0.75%p 인상을 예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12월에는 금리인상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영향이다. 따라서 성명서 발표 이후 나올 파월 의장의 발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중간선거를 앞둔 美정치권에서 연준의 가파른 긴축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인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민주당 상원의원은 최근 파월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인플레이션을 퇴치하는 것이 당신의 일이지만, 이와 동시에 완전 고용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과도한 통화 긴축에 따른 잠재적인 실직이 노동계급의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회의 주 관전 포인트는 0.75%p, 즉 자이언트스텝 인상이 아닌 12월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시화 여부”라며 “이미 12월 FOMC회의에서 금리인상 폭이 둔화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의 강세 기조가 약화되고 있어 달러 약세 분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월 FOMC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이 단행될 경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음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 금통위는 11월 24일 열린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이 단행될 경우 한미 금리차 축소를 위해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