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단기 성과에만 집착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따른 충격 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충하지 않는 금융사들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 원장은 7일 외신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부동산 투자 관련 시장이 부진해 짐에 따라 전 금융업권별 부동산 익스포져를 점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익스포져가 큰 증권사 및 사업장의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PF 사업장의 사업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하고, 정상적인 PF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자금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장은 “무엇보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가 금융회사 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단기성과에만 집착해 시장 상황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해 도덕적 해이를 막고, 향후 지나친 수익성 일변도 영업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흥국생명에서 5억달러(약 7100억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 “당국의 사전개입이 쉽지 않아”고 솔직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예정된 5억달러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 국내 보험사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5년 콜옵션을 설정하고 조기 상환을 하는 터라 시장에서는 ‘5년 만기’라는 인식이 강해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는 역외 시장에서 국내 채권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시장에서 발행시점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에 대한 기대가 있는 점과 흥국생명 측의 자금여력도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이 원장은 외신기자들에게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는 이상이 없으며 가계부채 역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복합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금감원 뿐만 아니라 기재부, 금융위, 한은 등 관계기관 모두가 원팀으로서 협력·소통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스트레스테스트 등의 선제적 조치를 통해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 악화에 대비하고 금융회사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추도록 충당금 적립 및 자본 확충 또한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의 경우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로 소폭 하락했지만 그간 이익증가로 자본비율이 계속 상승해 왔으며 올해 6월말 총자본비율은 15.29%로 모든 은행이 규제비율(10.5%)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현재까지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