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5억달러에 달하는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예정대로 9일 조기 상환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017년 11월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흥국생명은 당초 3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차환 발행해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려 시도했으나 시장 여건 악화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흥국생명은 지난 1일 자금 조달에 실패해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이 금융업계에 퍼지자 해외 채권시장에서 국내 회사 발행 외화표시 채권의 가격이 급락하는 등 한국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현재 흥국생명은 환매조건부채권(RP)를 주요 시중은행들이 공동으로 매입, 약 4000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흥국생명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흥국생명 사건 이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상환 사태에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기상환에 대한 스케줄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사전 개입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수익성 및 자금유동성, 재무건전성 등은 양호한 상황이다.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흥국생명은 “당사의 기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시장 안정과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