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 두 마리를 8일 반환했다. 관리비 예산 지원에 관한 근거 법령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반환 방침을 공식화한 지 하루 만이다.
문 전 대통령 측과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대구 경북대병원 동물병원에서 만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인수인계했다.
국가 원수 자격으로 받은 풍산개는 대통령기록물이다. 풍산개들은 검진을 받은 뒤 다른 위탁 기관으로 보내질 전망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3차 남북 정상회담 후 김 위원장에게서 곰이와 송강을 받았다. 퇴임 후 이 두 마리에 곰이가 낳은 새끼 다운이까지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가 키웠다.
하지만 전날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입장문을 통해 “곰이와 송강이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가기록물 시행령을 개정해주지 않고 있다는게 문 전 대통령 측 입장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통해 “풍산개를 기록관실에 보낼 수 없어 위탁받아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기관이 아니라 개인으로 (법상) 위탁 기관이 안 되기에 시행령을 바꿔서 키우려 했지만 시행령이 고쳐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 기간 선물로 받은 동물들은 대부분 동물원에서 위탁 관리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북한으로부터 받은 풍산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받은 시베리아 호랑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이관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으로 받은 판다는 에버랜드로 이관됐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대통령실이 반대해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일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