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개 은행장들은 9일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악화되지 않도록 금리 경쟁 등을 자제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및 20개 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간담회가 개최됐다.
은행장들은 간담회에서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23일) 이후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CP·ABCP·전단채 매입 및 RP매수, 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5대 은행의 경우 지난달 24일 이후 현재까지 은행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연말까지 발행물량도 기존 계획 보다 줄여나갈 예정이다.
또한 지난달 CP‧ABCP‧전단채 매입을 통해 4조3000억원, MMF 매입으로 5조9000억원, 특은채‧여전채 매입으로 6조5000억원을 단기자금시장에 공급했다.
5대 은행은 10월 이후 환매조건부채권(RP) 평균 잔액 3~8조원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약 250조원의 익일물·기일물도 매수했다.
여기에 은행장들은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은행이 경제의 방파제이자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중책을 담당할 시기라는 점에 동의했다.
이에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며, CP·ABCP 등도 매입에 나서 단기자금시장에 대해 은행권이 시장안정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간의 자금조달 경쟁 심화로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시장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은행장들은 지난 8월 대출금리 감면 등 취약차주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은행별·차주별 상황에 맞게 시행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금리·물가 상승으로 한동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권이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은행권의 증안펀드 출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증안펀드 출자금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250%에서 100%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증안펀드 출자에 따른 자산 건전성지표 하락 부담을 덜 수 있게됐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