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와 국민의힘 홍문표(충남 홍성·예산군) 의원이 공동주관하고 지방 언론사와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공동주최하는 ‘육사 충남 이전‧유치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이전을 반대하는 단체 관계자들에 의해 파행됐다.
충청남도와 홍문표 의원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육군사관학교 충남 이전·유치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육사이전반대구국동지회와 육사총동창회 관계자 등 이전을 반대하는 단체 관계자 150여명은 ‘육사 이전 말이 되냐’, ‘육사가 상품이냐’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육사 이전 논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육사 이전에 찬성하는 참석자들과 욕설과 몸싸움이 일어났다.
이날 토론회에선 서울 노원구에 있는 육군사관학교를 충남으로 옮겨 지역 균형발전을 실천하고, 군사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겠다며 추진 방안을 논의하려던 자리였다. 육사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론회는 시작 전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오전 9시 55분께 토론회장에 등장하면서 육사 이전을 반대하는 단체 측 시위가 더욱 거세졌다.
반대 단체들은 고성과 심한 욕설을 퍼부으면서 ‘육사가 상품이냐? 틈만 나면 들먹이게’, ‘육사생도 1기2기 250분 호국영령 잠들어있는 육사이전 말이되나’, ‘온 국민이 반대한다. 육사 이전 꿈도 마라’, ‘충남도청을 난지도로 옮기자면 동의할 것이냐?’ 등의 손팻말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또한 김태흠 충남지사가 토론회장에 들어서자 반대 단체들은 곧바로 고성과 욕설을 쏟아냈다.
이에 맞서 육사 이전을 원하는 충남도민 등은 ‘육군사관학교, 충남 이전촉구’, ‘대통령의 약속, 육사 충남 이전’ 등으로 응수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 지사는 “육사 이전 문제는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 “육사는 여러분들 것도 아니고 제 것도 아니고 충남민들 것만도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다”며 상황 정리에 나섰지만, 소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토론회는 중지됐다.
이후 김 지사는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육사 이전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육사 이전은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에 이전 과정에서 논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방부장관이 대통령 공약을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사안이든 반대는 있을 수 있지만 오늘과 같이 토론회조차 막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충남지사로서 육사 이전은 꼭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 없다”고 말했다.
함께 공동 주관한 홍문표 의원은 “대통령이 약속한 공약을 반대한 이종섭 장관은 신중치 못한 행동을 한 것”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전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달 23~24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육군사관학교 지방이전’을 조사한 결과, ‘찬성’으로 응답한 비율이 48.3%로 나타났다. 반대는 30.0%였다.
즉 국민 절반 남짓이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육군사관학교를 충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하는 것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