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가 연속으로 올라가면서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수신금리 인상 열풍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시중은행에 금리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에 잇따라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금리가 따라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은행권에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당국들은 수신금리 인상경쟁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 금감원은 1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권에게 시장안정화 노력과 함께 은행권으로의 시중자금 쏠림현상이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조달 경쟁 자제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급격한 금리인상 요인 외에 과도한 심리적 위축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자금흐름의 물꼬를 트는데 있어 정부의 시장안정 대책과 은행의 노력이 결합되면 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및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대출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취약계층, 기업 등의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현재 시중은행에는 엄청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56조원의 시중 통화가 은행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하지 않다면 문제가 없지만, 최근 급격히 회사채 시장이 경색됨에 따라 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이같은 경고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도 시기와 규모에 있어 채권 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달라고 시중은행에 당부했다. 그러면서 단기 자금 시장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에 나서고 일반 머니마켓펀드(MMF) 등 MMF 운영 규모를 유지하는 것을 요청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