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24일 기준금리 조정이 0.25%p(포인트) 인상에 그칠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그동안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미 대출금리는 최고 상단이 7%를 넘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점에 변함은 없을 전망이다. 대출자들은 언제 실행될지 모르는 기준금리 인하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에 나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횐율과 자금시장 경색,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등을 이유로 금리 인상폭을 0.25%p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한국은행은 2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인상할 전망이다. 10월 빅스텝(2.50%→3.00%) 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은 여전히 목표치(2%)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압력에 대응해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으나,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고, 국내 자금시장 경색 및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 등을 감안해 11월에는 0.25%p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가 현재의 3.00%에서 3.25%로 0.25%p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의 10월 물가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안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최근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언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이미 5~7%, 내년 더 오른다
대출자들은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베이비스텝에 그친다는 전망에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미 은행의 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22일 기준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5.3~7.17%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중순(6월 14일) 이들 은행의 금리는 연 2.35~3.99%였다. 신용대출 금리(금융채 6개월 기준)도 연 6.23~7.48%로 치솟았다.
기존 대출자의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코픽스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2010년 처음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0월 1.29%에서 올해 2월 1.64%, 6월 1.97%, 9월 2.96%를 거쳐 3.98%로 상승했다.
대출자들은 기준금리가 인하돼 대출이자가 줄어들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매월 20만원대로 나오던 전세대출 이자가 지금은 50만원대”라며 “금리가 떨어져 부담이 줄어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올라간 기준금리가 당분간 내려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내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공 연구원은 한은이 2023년 1분기 기준금리를 0.25%p씩 2회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1분기까지 고물가 상황이 지속할 수 있고 미국 연준의 인상 행보 역시 해당 시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한국도 내년 1분기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