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22년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는 3.25%가 됐다.
한은은 이번 금리인상을 두고 ‘물가조절’이 목적이라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은행 대출금리도 더 올라가면서 가계 빚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오전 9시 개최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올렸다. 이는 한은 역사상 사상 처음 여섯 차례 연속(4·5·7·8·10·11월) 금리 인상이란 대기록이다. 또한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오늘까지 약 1년3개월 사이 0.25%p씩 일곱 차례, 0.50%p 두 차례를 합쳐 2.75%p 높아졌다.
이번 금리인상의 배경은 ‘물가조절’이다.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0.25%p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경기 둔화 영향 등으로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5% 수준의 높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물가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지만, 시장금리가 또 오르면서 대출차주들의 고통이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6조8000억원(카드사용액 포함시 1870조6000억원)에 이른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이용자 가운데 약 78.5%(9월말 기준)는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5명 중 4명이 금리가 오르면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0.2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4500억원이 늘어난다. 지난해 8월 이후 9차례 기준금리가 인상(2.75%p)된 것을 고려하면, 1년여 만에 불어난 가계 이자 부담액은 37조9000억원에 달한다. 차주 1인당 평균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80만원이 늘어나는 셈.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
한국은행은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연준(Fed)가 다음 달 최소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만 밟아도 격차는 다시 1.25%p로 확대된다. 한국은행도 환율 방어 등을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가 끝이 아니라는 암시를 꾸준히 준 만큼 금리상승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이라며 “다만 다음 금통위서 금리가 올라갈지 혹은 유지될지는 미 연준의 선택이 중요할 듯 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