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이 모두 대출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차주들은 대출금리 인하만을 기다리는 상황.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두고 아직 대출 금리가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기준금리가 일단 3.5%까지 상승한 이후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JP모건은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최종 3.5%에서 멈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실질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영향을 기다리며 내년 1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3.5%에서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말까지 정책 전환(피벗)은 시기상조이다. 한은이 인플레이션 추세가 목표치 주변에서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중립 이상(above-neutral)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년 초 3.5%까지 올리고 연말까지 물가 안정 흐름 등을 살펴보면서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은행의 대출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무라증권도 한은이 내년 1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3.5%에서 인상 흐름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노무라증권은 내년 5월 0.25%p 인하를 시작으로 한은이 2023년 총 1.5%p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JP모건과 달리 내년 중반부터 금리인하 흐름이 시작될 수 있다고 봤다.
BNP파리바는 내년 최종금리를 3.75%로 보고 있다. 여타 전망보다 최고금리가 높지만 최근 3.5% 가능성도 거론한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번 사이클 최종 기준금리에 대해 위원 1명은 3.25%, 3명은 3.5%, 2명은 그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면서 “여전히 최종 정책금리를 3.75%로 예상하지만 3.5%에서 멈출 가능성이 조금 있다”고 밝혔다.
시장의 전망을 종합하면 최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5%까지 상승하고 이후 하락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따라서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하는 전후 정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24일 기준 5.31~7.17% 수준이다.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에서 3.0%로 인상했을 당시 최대 1%p 가까이 올랐다. 24일 기준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8% 돌파 가능성도 유력하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계속 상승세에 있어 내년 초까지는 대출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 시장 상황을 봐야하겠지만 금리가 급격히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