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해 “증액은 못할지라도 옳지 않은 예산은 삭감하는 민주당 수정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안”이라고 말했다.

28일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시한이 다가와도 정부·여당은 전혀 급해보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마치 가짜 엄마 같다. 자식은 죽든 말든 재산에만 관심있는 가짜 엄마 같다”며 “예산안 처리 시한이 다가와도 급할 것 없어 보이는 정부·여당이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듯 예산안 원안을 통과시키든 아니면 부결시켜서 준예산을 만들든 모두 야당에게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경찰국 관련 예산 같은 ‘굴복 예산’, 초부자 감세 같은 부당한 예산에는 동의 못한다”며 “필요하다면 원안과 준예산 가운데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감액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공 일자리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 일자리 예산을 확보해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을 완화하고 가장 높은 노인 자살율이 악화되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특히 기초연금 부부 감액제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며 “부부가 같이 살면 기초연금을 제대로 못 받아서 일부러 가짜 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노인 부부가 같이 산다는 이유로 국가 지원을 삭감하는 건 ‘폐륜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물론 민주당이 혼자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법을 개정하고 또 부자 감세 항목 등을 줄이면 얼마든지 기초연금 부부 감액제를 폐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거듭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혈세 낭비성 예산을 전면 삭감하는 대신 민생 예산은 꼭 관철하겠다는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면서 “하지만 지금껏 정부·여당이 예산안 심사에서 보여준 모습은 꽉 막힌 벽과 대화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초부자 감세를 포기하는 대신 청년·노인·장애인을 위한 민생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낭비성 예산을 과감히 삭감한다면 법정 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다”며 “정부·여당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