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구당 평균 부채가 처음으로 900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29세 이하의 가구 빚이 41%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청년세대들의 빚 증가의 많은 부분은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이면서, 다중채무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1일 통계청과 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2%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의 가구 빚이 전년 동기대비 41.2% 급증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로 전세를 끼고 집을 매매하는 갭투자에 나선 청년세대들이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금융부채를 얻어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산 가구가 발견됐다”며 “그러다 보면 실제 금융부채, 임대보증금 등 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20대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임 과장은 “29세 이하 가구는 표본 수 자체가 매우 작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점을 유의해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2030세대들의 다중채무액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금융권의 대출의 높은 금리와 함께 다중채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채무를 상환하기 힘들어하는 취약차주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중 채무액은 603조원으로 2017년(490조원) 대비 22.8% 증가했다. 같은기간 다중채무자도 417만명에서 451만명으로 늘었으며, 1인당 채무도 1억1800만원에서 1억34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 중 30대 이하 세대 다중채무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다중 채무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9조원으로 2017년의 119조원 대비 40조원 증가했다. 전체 다중 채무액 중 26.5%를 차지하는 수치다.
다중채무도 문제지만 대출 중 저축은행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만큼 채무상환이 힘들어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20~30대가 저축은행에서 빌린 가계대출 잔액은 14조7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41조9140억원)의 35.2%를 차지한다.
진선미 의원은 “코로나19,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대출 수요는 늘었는데 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지자, 소득이 적고 신용이 낮은 청년층이 저축은행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은행은 대출 금리가 높은데다 급격한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부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청년층 부채 관리와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