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서해안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백자, 토기 등 도자기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군산시는 6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올해 4월부터 실시한 고군산군도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도자기, 숫돌 등 57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고군산도 해역은 선유도‧무녀도‧신시도 등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뤄진 곳으로, 과거 ‘고군산진 지도’를 보면 국제 무역항로의 기항지이자 서해안 연안 항로의 거점이 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선유도는 ‘선화봉송고려도경’에서 고려로 오는 사신을 맞아 대접하던 ‘군산정(群山亭)’이 있었던 곳으로 언급된다.
고군산도 해역의 수중조사는 지난 2020년 해저 유물 발견 신고이후 시작해 2021년 수중조사를 통해 청자다발 81점, 난파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닻, 노(櫓), 닻돌 등 214점의 유물이 확인됐다.
이를 통해 조사해역 인근에 고선박이 난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를 착수해 350여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이번 조사에서 발굴된 유물은 토기, 청자, 백자 등 다양한 시대의 유물이 넓은 범위에서 확인됐다.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12~14세기경에 제작된 고려청자로 대접, 접시, 완 등 일상용기가 주를 이뤘고, 구름과 봉황의 무늬인 운봉문(雲鳳紋)과 국화와 넝쿨무늬인 국화당초문(菊花唐草紋) 등이 새겨진 화려한 상감청자들이 눈에 띈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분청사기·백자, 운송 및 선상 저장용으로 보이는 도기들도 다수 확인됐다. 과거 중국과 국제교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인 중국 송대 이후의 도자기 일부와 고군산군도 해역이 고대부터 활발한 해상무역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삼국시대 토기,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 등이 출수됐다.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의 경우 그동안 선상용품으로 1~2점이 출수되거나, 2015년 태안 마도4호선 발굴에서 15점이 새끼줄로 묶여져 확인된 사례만 있었고, 이번처럼 100점이 무더기 상태로 확인된 경우는 처음이다. 고문헌‘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 나주의 공납품(貢納品)인 숫돌을 조정에 바쳤다고 기록돼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유물들도 공납품으로 운송하다 배와 같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고문서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고군산도의 과거 찬란한 역사를 되찾을 수 있는 문화유산 발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산=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