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부터 연 6%대 예금상품과 10%대 적금상품이 줄지어 출시되면서 고금리 상품 가입을 위해 줄을 서던 풍경이 연출됐다. 약 1개월이 조금 더 지난 현재 금융당국의 ‘수신상품 경쟁 자제령’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되려 낮아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영업점 예적금 열풍이 정말 끝났을까. 직접 찾아간 현장에서는 이전처럼 ‘오픈런’ 수준은 아니더라도 꽤나 많은 ‘금리 노마드족’들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8일 기자가 직접 찾아간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 영업점들은 지난 10월 말 일어난 ‘예적금 오픈런’ 사태보다 확연히 줄어든 금융소비자들을 볼 수 있었다.
지난 10월에 방문했던 여의도 웰컴저축은행 영업점에는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몰렸었다. 당시 웰컴저축 여의도지점에는 매일 200명 이상의 고객들이 방문했지만 최근에는 평시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창구 직원의 설명이다. 웰컴저축 근처의 키움YES저축은행도 상황은 비슷했다. 키움YES저축은행은 지난 10월 연 6%대 예금상품을 출시하면서 영업점이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룬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8일 오후 방문한 영업점은 이전보다 한가했다.
키움저축 영업점 직원은 “지난번 예적금 오픈런 당시보다는 방문하는 금융소비자들이 큰 폭으로 줄긴 했지만 꾸준히 예금상품 가입에 대한 문의는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저축은행, 상호금융 업권에서 6%대 예금금리가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5% 중반의 금리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영업점에서는 지난 10월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많은 방문객들이 신규상품에 가입하고 있었다.
기자가 찾아간 SBI저축은행 여의도점은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5.5%를 제공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10월 대비 예금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방문객들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여기에 연말에 예금상품에 가입했다 만기가 돼서 찾아온 고객들도 예금금리를 보고 다시 예금에 재가입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여의도백화점에 위치한 신협도 지난달보다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월 당시 해당 신협은 4% 후반 금리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연 5.6%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의도신협 창구 담당자는 “지난 10월보다 확연히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창구를 방문하고 있다”며 “최근 시중은행들에서 5%대 예금 상품이 사라지면서 아직 5%대를 유지하고 있는 2금융권의 영업점들에 문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금융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을 위해 발품을 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거주한다는 김 모씨(64세)는 “기존 예금의 만기가 끝나 새로 가입하려고 하는데 금리가 얼마전보다 많이 낮아져서 놀랐다”며 “그래도 몇몇 업체들이 5%대 중반 이상을 주고 있으니 그들 중에서 새로 가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전히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영업점 최전방에선 금리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마저도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신상품의 금리를 내렸는데, 이에 2금융권에서도 점차 수신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연 5%까지 치솟던 주요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8일 기준 4% 후반대로 모두 내려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우리 법인도 12개월 기준 5.5% 금리를 주고 있지만 다음주 월요일부터 예금금리를 낮출 예정”이라며 “12월이 넘어가게 되면 5%대 중반을 주는 2금융권 금융사들도 수신금리를 내릴 것이라 본다”고 이야기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