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쇼핑 대목이 포함된 11월에 소매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이 경기 불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침체 공포가 커진 탓이다.
15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4.13p(2.25%) 내린 3만3202.2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9.57p(2.49%) 하락한 3895.75, 나스닥지수는 360.36p(3.23%) 떨어진 1만810.53을 나타냈다.
실망스러운 11월 소매 판매는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줄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6% 감소해 작년 12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다우존스가 예상한 -0.3% 전망치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11월 말 대규모 세일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가 포함됐지만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진 못했다.
11월 산업 생산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11월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감소했다. 0.1% 증가를 예측한 시장 전망치보다 부진했다.
여기에 연준이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시사한 상황이다. 연준은 14일 12월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5%p 올린 4.25~4.5%로 결정했다. 내년 최종 기준금리는 5.1%로 높아졌다. FOMC 이후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증거가 확실히 보일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시장은 연준이 내년에도 금리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올해 산타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쏟아졌다.
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와 영란은행까지 연쇄적으로 금리를 올리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악화됐다.
종목별로 보면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기술주는 약세를 보였다. 애플(-4.68%) 구글 모기업 알파벳(-4.43%) 마이크로소프트(-3.15%) 아마존(-3.34%) 등 주가는 하락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달 내놓은 광고 요금제가 시청률 목표 달성에 실패해 광고주에게 돈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에 8.63% 밀렸다.
노바백스 주가는 보통주를 최대 1억2050만달러까지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34.30% 폭락했다.
워너브로스 디스커버리 주가는 구조조정 비용을 10억달러 올렸다는 소식에 8.93%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한동안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 브라이언 프라이스 투자운용 대표는 CNBC에 “(연말까지) 중요한 경제 데이터 발표가 없고 많은 트레이더가 휴가를 갈 것이란 사실을 고려하면 시장은 더 큰 변동을 보일 수 있다”며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줄 중요한 단서는 상반기 기업 실적 시즌에 있다”고 했다.
콘티코의 멜리사 브라운 글로벌 책임자는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금리 인상의 끝이 아닐 것”이라며 “더 많은 지표를 볼 때까지 상황은 되돌리기 어렵고, (전환 시점은) 12월 물가 지표 또는 내년 연준 성명이 될 수 있다. 좋은 소식은 거의 내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