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펀드, 7년 맡겼는데…푸본현대·신한라이프 수익 추락

퇴직연금 펀드, 7년 맡겼는데…푸본현대·신한라이프 수익 추락

전체 80개 펀드 중 손실발생 펀드 11개
5년 이상 누적 손실펀드는 3개…내년 증시 밝지않아 더 ‘암울’

기사승인 2022-12-30 07:00:24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연말을 맞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퇴직연금, 하지만 김씨는 마음이 무겁기만하다. 남들보다 한참 앞서서 가입한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되려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 지난 2015년에 가입한 상품(푸본현대생명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이 7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을 알게됐지만, 시간이 꽤 지난 상황이다보니 차마 해지하지도 못한 채 눈물을 삼키고 있다. 

올해 초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퇴직연금의 금리경쟁이 시작,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되고 있다. 이는 퇴직연금 시장의 터주대감인 보험사들도 마찬가지인데, 만기를 맞아 ‘머니무브’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하며 금융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낸 납입금을 가지고 운영하는 펀드들 중 원금은커녕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실 퇴직연금 펀드현황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전체가 운용하고 있는 퇴직연금 펀드는 총 80개에 달한다. 

이 중 펀드 설정 이후 지난 1년간 원금 손실이 발생한 펀드는 총 11개로 △삼성생명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신한라이프 △푸본현대생명 △IBK연금보험 7개 보험사가 설정한 것들이다. 최저 손실은 미래에셋생명의 ‘디폴트옵션퇴직플랜글로벌MVP40자산배분(-1.48%)’으로 나타났고, 최대는 IBK연금보험의 해외주식형(-20.42%)다. 

다만 두 상품 모두 펀드 설정일이 지난해로 운영기간이 채 1년을 갓 넘긴 상품들이며. 나머지 손실이 발생한 펀드들도 2020년 이후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보니 반등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자료=생명보험협회 공시실.

문제는 5년 이상 설정된 펀드들에게서도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5년 이상 운영되고 있는 퇴직연금 펀드들 중 손실이 발생한 펀드는 지난 2015년에 설정된 신한라이프의 주식형 펀드(-17.83%)와 푸본현대생명의 주식형 펀드(-8.53%)가 있으며, 2006년에 설정된 뒤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흥국생명의 주식형(클래스B) 펀드(-15.89%)가 있다. 

또한 최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이어지면서 연금형펀드의 인기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문제가 지속될 경우 자산 유입이 줄어들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펀드의 운용수익이 악화되거나,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을 기준으로 지난 3개월간 퇴직연금펀드에서 1조131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반면 공모펀드에는 1조5363억원이 순유입됐다. 금리 인상과 증시 불황이 겹치며 노후를 염두에 둔 장기투자 상품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내년에도 증시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퇴직연금 펀드 수익률의 극적인 개선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회복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퇴직연금이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성급한 손절보다는 꾸준한 적립식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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