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82·본명 이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가 1년간의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AP·NBC 등 외신에 따르면 펠레의 딸 켈리 나시멘투는 이날 SNS를 통해 “우리는 영원히 당신을 사랑한다. 편히 잠드세요”라고 애도 메시지를 올리며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펠레의 SNS에도 고인이 생전 환하게 웃는 사진과 함께 마지막 메시지가 올라왔다. 글에는 “오늘 세상을 떠난 펠레의 여정에는 영감과 사랑이 있었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영원히”는 내용이 담겼다.

고인은 지난해 9월 오른쪽 결장에 암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심부전증과 전신 부종, 정신 착란 등으로 재입원했으며 최근 코로나19 감염증에 따른 호흡기 증상 치료를 받는 등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최근 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그는 병원에서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의 딸은 당시 SNS에 “우리는 이곳에서 싸움과 믿음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함께 하룻밤만이라도 더”라며 펠레의 상태가 위중함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스포츠계는 물론 팬들의 애도와 추모가 이어졌다. 

잉글랜드 공격수 출신 게리 리네커는 “축구선수 중 가장 신성하고 기쁨을 주는 사람”이라고 펠레를 기억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SNS에 “펠레는 수백만 사람들에게 있어 영감의 원천”이라며 “펠레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 왕 펠레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브라질 대표팀 네이마르도 펠레의 선수 시절 등번호를 언급하며 “펠레 이전까지 10은 숫자에 불과했다”며 “그는 축구를 예술로, 오락으로 바꾸었다”고 했다. 

네이마르는 이어 “왕 펠레 덕분에 축구와 브라질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그는 떠났지만 그의 마법은 남을 것. 펠레는 영원하다”며 칭송했다. 

브라질 수비수 티아고 실바도 SNS에 “편히 쉬세요. 그의 모든 가족에게 신의 축복이 있길”이라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브라질 축구연맹은 “펠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맨, 그 이상이었다”이라며 “트레스 코라코스에서 태어난 가난한 소년 펠레는 우리에게 항상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아버지에게 월드컵 우승을 약속했고 브라질 대표팀에서 3번이나 이겼다. 왕 펠레는 우리에게 새로운 브라질을 선물했고 우리는 그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다. 고마워요. 펠레”라고 감사와 애도의 메시지를 냈다. 

펠레는 1958년과 1962년, 1970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며 축구 역사상 최고 스타로 꼽힌다. 그는 A매치 92경기에서 통상 77골을 넣어 브라질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가 최근 네이마르가 카타르월드컵에서 그와 공동 최다 득점자가 됐다.  

기네스북에는 펠레가 1956년 9월7일부터 1977년 10월1일까지 1363경기에서 1279골을 넣어 특정기간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돼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