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외환보유액이 70억달러 이상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의 가치가 내려가면서 환산금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2년 12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말 국내 외환보유액은 4231억6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70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2개월 연속 증가세인 동시에 2020년 11월(98억7000만달러) 이후 2년1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앞서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8월(-21억80000만달러) △9월(-196억6000만달러) △10월(-27억6000만달러) 등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인 11월(20억9000만달러)부터 12월(70억6000만달러)까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자산을 매수하고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늘어난 점이 증가세로 이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로 4일 오전 10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74.9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장 시작은 전 거래일 대비 9.5원 오른 1280.5원에 장을 개장했다가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1400원 언저리를 등락하던 당시 외환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달러화를 판매했고, 그 결과 외환보유액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줄었다. 감소액은 246억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유로화·파운드화 등 다른 외화자산을 미 달러로 환산한 외화자산이 늘어났다.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3.3%, 영국 파운드화는 0.9%, 호주달러화는 1.4% 절상됐다. 일본 엔화 가치도 4.4% 상승했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696억9000만달러로 전월대비 40억7000만달러 늘었다.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26억7000만달러 증가한 29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달러와 미 국채를 매수해 유가증권과 예치금 보유 비중을 늘린 영향이다.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예치금 비중은 지난해 11월 6.4%에서 12월 6.9%로 확대됐으며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로 전월 순위를 유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148억4000만달러, IMF포지션은 44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각각 1억9000만달러, 1억3000만달러씩 늘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