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 공포와 미국 경기후퇴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물리적인 경기침체 우려는 타당하지만 실제로 경험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경기모멘텀을 분석하면 전분기대비 기준 1분기가 바닥이며, 회복은 하반기부터 완만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23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2/3가 올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리세션)’에 진입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지난 수 개월간 GDP, 민간소비, 민간투자, 비농업 고용에 대한 전망 변화를 볼 때 4분기 들어 하향 조정 폭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리세션)로 판명되기 위해서는 먼저 미 국채 10년과 3개월물 수익률 간의 스프레드를 살펴야 한다. 또한 경기선행지수 구성항목 중 가장 선행성을 띠는 ISM 제조업 신규주문 지수도 기준이 되는데, 작년 6월부터 기준선을 밑돌기 시작하였고,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12개월 내 리세션 진입 확률은 11월 38%까지 상승했고, 12월에는 4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까지 리세션 확률이 높아졌음에도 실제 리세션이 오지 않았던 사례는 1967년과 2019년으로 예방적 금리인하가 수반되었던 시기였다.
이러한 수치에도 불구하고 소득, 소비, 고용 등의 영역에서 ‘광범위한 경기하강’이 나타나지 않아 경기침체로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있다. 과거 경기침체(리세션)로 판명되었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2001년 IT버블 붕괴(2001년 3~11월), 글로벌 금융 위기)2007년 12월~2009년 6월), 코로나19(2020년 3~4월)가 그 예다. 해당 사례들에서는 전반적인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경기하강이 나타났다.
현재도 과거 경기침체(리세션) 사례와 비슷한 경기하강이 진행 중이지만, 가계조사 고용을 제외한 7개 항목이 전분기 대비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산업생산이나 실질 제조업/도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고려해도 8개 지표 중 3개이다. 결국 소득, 소비, 고용 여건의 추가 부진이 수반되어야 광범위한 경기하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만은 앞으로 리세션이 ‘반드시’ 온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을 시사한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리세션 우려 자체는 타당하다”면서도 “가계나 기업 모두 GDP대비 부채비율이 추세선 아래에 있고, 가계 원리금 상환부담과 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이자부담이 역사적 평균을 밑돌 정도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세션이 현실화되더라도 단기의, 얕은 형태일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가 실리며 그러한 모습이 바로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