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라지는 유통가 유료 멤버십…“혜택 축소” 비판도

새해 달라지는 유통가 유료 멤버십…“혜택 축소” 비판도

충성고객 확보 위한 ‘록인 효과’ 톡톡
“고유 경쟁력 기반으로 혜택 차별화해야”

기사승인 2023-01-05 06:00:56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새해 들어 유통업계가 ‘유료 멤버십’을 개편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충성고객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면서다.

사실 유료 멤버십은 수익성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다. 가입비 이상의 할인쿠폰이나 마일리지 등을 제공하기에 비용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성 고객 확보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료 멤버십을 강화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유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을 지난 1일 그랜드 론칭했다. 트레이더스 클럽은 스탠다드, 프리미엄, 스탠다드 비즈, 프리미엄 비즈 총 4가지의 멤버쉽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자체 적립 포인트 ‘TR 캐시’를 도입해 고객 혜택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TR 캐시는 트레이더스 매장 쇼핑 금액에 따라 적립되며,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새해부터 스탠다드 회원은 결제 금액의 1%, 프리미엄 회원은 결제 금액의 2%와 티 스탠다드 상품 대상 2%가 추가 적립된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0월 ‘얼리버드 가입 프로모션’과 클럽 회원 전용 혜택 등을 내세워 가입자 총 56만 명을 확보했다. 회원수가 늘어나면서 트레이더스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 4.2%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마트 측은 “회원들에게 높은 혜택으로 멤버십 전용 상품을 선보임에 따라 가입 회원수가 점차 늘고 구매 금액이나 상품수 등의 지표가 상승하면서 회원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을 구상 중이다. 여기에 KT 멤버십까지 더해 혜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아웃백 광화문 D타워점 전경.   bhc그룹

bhc그룹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새해부터 멤버십 제도를 새롭게 개편했다. 달라진 멤버십 등급을 보면 골드, 플래티넘 등급이 되기 위해서는 각각 50만원, 8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VIP등급이었던 레드는 40만원, 블랙이 60만원 기준이었다. 지난해보다 10~20만원 가량이 오른 셈이다. 

멤버십 금액이 상향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멤버십 개편이 소비자를 위한 제도 개선은 커녕 오히려 혜택 축소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웃백을 애용한다는 30대 소비자 A씨는 “요즘 가격 대비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아웃백을 가지 않은지 꽤 됐다”면서 “마음에 드는 쿠폰은 없고 VIP의 이점도 잘 모르겠다. 멤버십 가격 산정 기준만 높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bhc그룹 관계자는 “자주 찾는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일환으로 멤버십을 개편했다. VIP 등급을 세분화해 더 많은 고객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일부 고객 입장에선 멤버십 금액만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전보다 혜택을 늘린 건 맞다. 고객들의 이용 패턴, 성향을 고려한 것으로 서비스로 보답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스마트 컨슈머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멤버십으로 인한 고객 ‘록인’(lock in)효과도 볼 수 있고, 멤버십 혜택이 누적될수록 충성 고객을 유지하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료 멤버십은 일정 혜택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이 목적이다. 업계는 유료 멤버십의 활성화가 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할인 혜택은 물론 기업만의 차별화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멤버십을 여러 개 사용하는 것이 일상적이었다면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옥석 가리기에 나서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유 경쟁력을 바탕으로 혜택을 재정비하지 않는다면 포화하는 멤버십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도 불경기의 영향을 받는데다 해가 바뀌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게 사실”이라며 “지불하는 금액 이상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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