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적용된 IFRS17...생보업권 반응 엇갈려

드디어 적용된 IFRS17...생보업권 반응 엇갈려

CSM 기준 맞춰 종신보험 판매 급증
보험사 조건부자본발행 허가…자본확충 원활해질까

기사승인 2023-01-05 06:00:06
쿠키뉴스DB.

2023년 검은토끼해에 보험업권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보험사의 새로운 회계제도 ‘신국제회계기준(IFRS17)’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됐기 때문.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부채는 시가로 평가됐는데, 이에 따라 장기계약 비중이 클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는 생명보험업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됐는데, 업체별로 자신감을 보이는 곳도 나타나는 등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보험업권에 따르면 지난해 28일 보험업계에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과 관련한 개정 사항이 담긴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권의 IFRS17 적용은 지난 1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앞서 금융위는 IFRS17 관련 세부 사항을 반영해 보험업법 시행령, 보험업 감독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한 바 있다.

IFRS17는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IFRS17이 적용되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보장성보험의 내재가치가 높아진다. 저축성보험은 보험료의 대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하지만, 보장성보험은 위험률 관리와 사업비 절감 등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IFRS17이 시행되면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 변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계약기간이 긴 장기상품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채가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한층 더해지는 구조가 된다. 이는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들이 IFRS17 적용에 앞서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각종 노력을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중요한 특징으로는 보험회사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도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조건부자본증권은 부실금융기관 지정 등 특정사건 발생 시 상각 또는 보통주로 전환되는 채권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험업계가 유동성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만큼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유용한 자본확충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보험영업의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의 도입도 빠질 수 없다. CSM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CSM의 규모가 커질수록 보험사가 인식할 수 있는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IFRS17의 시행으로 보험사의 수익성 기준이 초회보험료에서 CSM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영업전략 및 대응도 큰 폭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3년 초부터 출시되는 신 상품들은 CSM 수익성이 높은 종신보험들이 대부분이다. KDB생명은 지난 3일부터 ‘(무)버팀목으로 키워주는 종신보험’을 출시, 5개 GA(보험대리점)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으며 2일에는 교보생명이 ‘(무)교보 뉴 더 든든한 종신보험’을, AIA생명은 ‘(무)AIA 바이탈리티 평생 안심+유니버셜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신한라이프도 ‘신한 든든한 상속 종신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아울러 보험사별로 ‘시가평가 방식’의 선택이 갈리고 있다. 건전성 이슈가 부각된 일부 보험사(MG손해보험, KDB생명)는 이번 IFRS17 전환 시 기존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선택함에 있어 보다 많은 CSM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정소급법 대신 공정가치법을 선택하기도 했다. 

두 보험사 외에 자본여력이 비교적 충분한 보험사들은 수정소급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ABL생명‧AIA생명이 1년 △교보생명 2년 △신한라이프‧농협생명‧미래에셋생명 3년 등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자본이 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소급법 기간을 줄이거나 공정가치법을 선택하고, 자본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는 중·대형사들은 소급법 폭을 최대한 늘리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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