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리용호 처형설’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 내 협상파의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용호는 북한 내 협상파로 불린 전 외무상이다.
태 의원은 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리용호 처형설)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걸 서두에 말씀드린다”며 “최근 북한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여러 심각한 상황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이 결렬돼 2019년 북한 외교가에서는 이에 관한 전면적인 조사가 진행됐다”며 “그 조사 결과로 2019년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리용호뿐 아니라 동선상에 있는 당 국제부장이었던 리수용도 같이 전격 교체됐다”고 전했다.
태 의원은 북한에서 하노이 회담에 관여했던 사람들이 결국 문책성 인사를 당해 지방으로 나갔다고 하면서도 당시 리용호는 건재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1차 조사에서 견딘 후의 조사에서는 “2, 3차(조사)는 협상 파트가 아니라 주로 경호와 의전 부분이었는데 여기서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일반적으로 최고 존엄이 외국에 나갈 때 (동선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노이의 경우 평양역부터 열차로 떠난다는 걸 공개하고 성대한 의식까지 하고 떠났다”며 경호 부분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북한 엘리트층을 처형했을 때 해당 계층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는 위축될 거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리용호 정도의 협상 베테랑 같은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리용호는 가문적으로도 특수한 연고가 있어 북한 엘리트층의 충격이 크다”며 “미국과 북한 사이 강대강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협상파로 치면 협상파에 속했던 사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라인이 다 위축된다”며 “한동안은 미북 간의 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통일부는 2020년 4월 이후 리용호가 북한 매체에서 보도되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처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