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기고한 칼럼에는 (주)자광과 그 관계사들의 재정상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관계사 대부분 자본금이 10억원 전후이며, 빚(부채)는 수천억원이다. 자광의 경우 자본금은 15억원이며, 작년 말 부채는 35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어떤 이들은 우리나라 시행사가 다들 이렇게 빚으로 사업을 하니 문제가 없다 얘기한다. 이는 자광이라는 회사와 자신을 동화시키는 착각이다. 자광의 방법은 내 돈 들이지 않고 건축을 완료하고 아파트와 쇼핑몰을 분양해서 적게는 수천억원 또는 조 단위의 수익을 볼 수 있다.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자본금 15억원 손해보면 된다.
민간기업이 사업을 해서 이렇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는 6만여평의 공업용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특혜과정을 전제로 한다. 자광이 특혜의 댓가로 전주시민들에게 약속한 지역사회 기여와 그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진다면, 자광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첫 번째 자광이 줄기차게 레코드판 돌리는 143층 타워의 건축 가능성이다. 당신이 자광에 수천억원 빌려준 금융회사 대출 담당자라고 가정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은 자본금 15억원 뿐이며, 현재 부채가 3500억원인 회사에 담보도 없이 사업성을 보고 5천억원의 143층 타워 건설비용으로 빌려줄 수 있을까? 롯데캐슬 아파트나, 롯데 복합쇼핑몰 분양사업이라면 몰라도 그 누구도 이런 어리석은 대출은 실행하지 않을 것이다. 자광의 대출방법이 건축물의 분양을 전제로 하는 부동산PF(Project Financing)이기 때문이다.
자광은 말로만 하지 말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두 번째 우범기 전주시장이 얘기하는 “기업이 투자하겠다”는데 이를 막으면 안된다는 논리이다.
자광은 2조 5천억원을 투자해서 대한방직부지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롯데캐슬최고급아파트 3천세대와 10만평 정도의 롯데복합쇼핑몰을 짓게 되면 그 정도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아파트와 쇼핑몰을 짓는 것이 시민입장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인가?
전주 에코시티 35사단 이전사업. 만성동 법조타운 이전 사업, 효천지구 택지개발사업들은 그 규모가 자광의 대한방직부지 개발사업보다 몇배에서 10배가 넘는 사업들이다.
LH공사는 전주역 주변에 30만평을 개발하겠다며 이미 도시계획까지 마친 상태이다. 이 사업과 자광의 사업에 차이가 있나? 차이가 없다. 이런 사업을 어느 누구도 LH공사의 전주에 대한 투자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주시는 기존 아파트가 너무 많다고 사업을 보류한 상태다.
자광이 제시한 개발사업보다 그 규모가 4배나 더 큼에도 말이다.
자광이 투자라고 말하는 사업은 롯데캐슬아파트 분양사업이며, 롯데복합쇼핑몰 건축사업이다, 전주시민이나 전주시장 입장에서는 기업의 투자가 아닌, 그저 그런 아파트와 상가 건축사업이다.
전주지역에 수십개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지역이 있고 수십개의 추진위원회, 조합이 있다. 자광이라는 회사는 그런 사업체 중 하나이다.
차이가 있다면 재개발 재건축 조합의 사업이 성공하면 수백명, 수천명이 이익이 나눠 가지지만, 자광은 그 이익을 독점한다는 것이다. 실패한다면, 자광에게 자금을 빌려준 금융회사(대주단)에 피해를 끼치고 그 금융회사에 예탁금을 맞긴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다음 회에 계속)
글/이문옥 전주시민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