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외에서 ‘반장(반장제원)’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차기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해당 선거전략을 통해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1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연일 서로를 향해 맹공하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며 “기만을 고민으로 포장하고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고 규탄했다.
또 그는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을 위하는 척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은 박해를 받아 직에서 쫓겨나는 것처럼 약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 전 의원은 장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 정부를 지킬 수 있겠냐”며 “지난 2016년 악몽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 친윤‧반장 전략을 하는 거 같다고 분석했다. 하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은 어떻게 보면 친윤‧반장으로 전략을 정리한 거 같다”며 “윤 대통령을 위해선 노력하겠지만 장제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윤핵관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 묘지를 참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대표 출마가 거의 외통수다”라고 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 역시 이번 전당대회는 윤핵관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규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나는 당 지도부로서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나를 반윤이라고 한다”며 “나를 반윤핵관이나 반장이라고 한다면 수긍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며 반장 프레임이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전당대회는 당을 2년 동안 어떻게 이끌어갈지 등의 비전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근데 지금 (전당대회는) 인물 간 친밀도를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에 대해) 당연히 있다”며 “처음에는 민심이 가장 바라는 사람을 내쫓았고 그 뒤로는 자신들이 미는 당대표를 뽑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반장 프레임이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쿠키뉴스에 “나 전 의원 입장에서 친윤 반장 컨셉을 갖고 가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거 같다”며 “당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을 좋아해도 윤핵관이 과연 대통령을 잘 보필하고 있느냐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전문가는 일각에서 나오는 반장 행보에 대해 선거 전략으로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집권 여당 당대표 선거는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이 되기에 어렵다”며 “하지만 대통령 측근들에 대해선 당원‧국회의원‧당협위원장이 반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 의원 호감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며 “선거전략을 잘 잡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