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안 쓰고는 개인의 자유다. 건강을 염려하면 마스크를 벗는 게 어렵겠지만 2년이 지난 이제는 벗는 게 소원이지 않냐. 국가에서도 지금쯤 벗어도 된다고 하면 벗는 것도 좋은 것 같다.”
30일 오전 방문한 서울 양천구 소재 이마트 목동점. 내부는 장을 보러 하나 둘 매장을 찾은 시민들로 활기를 띄는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벗지 않은 이들이 대다수였지만 간간히 노마스크 상태로 식품 코너를 둘러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양천구 목동에 거주한다는 양 모씨(여·68)는 “아직 겨울인데다 독감도 유행해서 마스크를 벗기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정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개인에게 자유를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본인 컨디션에 따라 조절해서 (마스크를) 쓰거나 벗으면 되지 않냐”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사실을 잘 모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이마트를 찾은 박 모씨(여·56)는 “사실 오늘부터 마스크를 벗는지를 몰랐다.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라며 "마트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벗지 않을 생각이다. 나처럼 나이든 사람들에겐 조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노마스크가 가능해졌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2년 넘게 써온 마스크를 벗는 데 어색함을 느끼는 듯 했다. 코로나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다.
가정주부 이 모씨(여·45)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계속 (마스크를) 쓴다고 하더라. 감기와 코로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고 해서 당장 벗기는 무섭다”라며 “하도 오래 쓰고 다녀서 마스크를 쓰는 게 익숙해진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반면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는 일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정 모씨(여·23)는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니는 게 답답했는데 오늘부터 벗고 다녀서 너무 편하다. 2년 넘게 쓰고 다녀서 벗는 게 어색하긴 하지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시식 행사를 재개함에 따라 식품 코너 매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간 대형마트는 코로나 이후 지난해 4월 말까지 시식 행사를 운영하지 못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시식 행사를 다시 열었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마트 내 입점업체 직원들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에도 거의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 중이었다.
마트 내 식품 코너 한 직원은 “마스크 해제로 인해 시식 행사도 점차 늘리고 있다. 단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마스크는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내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들도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노 마스크와 다가오는 봄 시즌을 맞아 화장품 수요가 차츰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월은 졸업식, 입학식을 위한 준비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시기다. 매장 내에서 화장을 직접 해주는 메이크업 서비스도 다시 시행된 만큼 립스틱 등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내 입점해 있는 한 화장품 브랜드 직원은 “오늘 마스크 해제 첫날이라 어떤 영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달 전부터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들의 문의도 많은 편”이라며 “2월 중순부터 색조 화장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