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예고 속 ‘사회환원’ 압박↑

4대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예고 속 ‘사회환원’ 압박↑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전망치 16조원…13.1% 증가 예상
KB금융 지난해 순이익 4조4133억원 기록

기사승인 2023-02-08 07:00:01
각사 제공.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권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약 1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번 금융지주의 실적이 고금리 속 ‘이자놀이’로 얻은 것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사회환원’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6조8459억원(1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14조8860억원의 최대 순익을 거두면서 실적 갱신을 한 바 있는데, 지난해 실적 최대치보다 13.1% 증가한 예상치다.

지주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이 4조9110억원으로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전년(4조193억원)에 비해 22.19% 증가하면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로 △KB금융(4조7536억원) △하나(3억7143억원) △우리(3조1604억원) 등 순이다. 전년 대비 모든 금융지주 순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증가폭은 5.34~22.19%다.

7일 기준 KB금융은 실적을 발표했는데, 예상치보다 떨어진 4조4133억원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21년 실적인 4조4096억원보다 소폭(0.1%)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순이자이익은 11조3814억원으로 전년(9조5730억원) 대비 18.9% 늘었다. KB국민은행에서는 이자 이익이 기업대출이 늘면서 약 1조5625억원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수수료이익은 전년 대비 8.4% 감소한 3조3216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불황으로 증권 수탁수수료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은행 신탁과 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 실적도 전반적으로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이번 지주사들의 실적 향상의 가장 큰 이유로 ‘이자이익’ 증가를 꼽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계·기업 대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며 이자이익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 전망치는 약 66조원으로 전년(약51조원) 대비 30%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결국 국내 경제가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와중 지주사들의 실적 향상은 ‘이자놀이’의 결과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당국에서는 연일 목소리를 높이며 배당 자제 및 사회환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시작 전날인 6일 과도한 주주환원과 성과급 잔치를 경고했다. 대신 은행이 독과점 형태로 수익을 내는 만큼 사회적 역할에 무게를 더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이 원장은 ‘2023 업무계획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며 “은행권에서 수십조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오롯이 주주와 임원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게 은행의 구조적 독과점 시스템과 여러 기능에 비춰 적절한지 서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은행이 단순히 주주환원에만 집중한다면 최근 고금리,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에서 고통받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과 지원여력이 약화돼 우리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성과급 문제도 재차 지적했다. 이 원장은 “어려운 시기 일부 고위급 임원에 대한 성과급 규모가 수십억원 내지는 수억원 이상이 된다는 것에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금융회사 경영진에 대한 성과보수 체계를 지나치게 단기성과 위주로 운영하기보다는 향후 발생 가능성 손실위험 등을 충분히 고려한 중장기 성과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이 일종의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 역할은 소홀히 한 채 과도한 수익성만 추구한다면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7일 “배당을 얼마나 할 것이냐보다는 경제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췄느냐가 핵심”이라며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면 배당은 부차적인 문제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먼저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13% 수준으로 관리하고, 이 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에게 환원한다. 또 국내 경제성장률(GDP·국내총생산) 등을 감안한 자산 성장과 안정적인 현금배당,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를 추구하고, 금융의 사회적 역할과 주주 이익이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022년 현금배당성향을 2021년과 같은 26%로 결정하고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도 의결했다. 총주주환원율은 전년보다 7%p 증가한 33%로, 현금배당성향은 26%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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