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전장연 시위, 정치권이 원인 제공” [쿡 인터뷰]

조연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전장연 시위, 정치권이 원인 제공” [쿡 인터뷰]

“장애인위원회에 쇄신 바라는 당원들 덕분에 당선”

기사승인 2023-02-13 09:45:02

조연우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쿠키뉴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근육병을 앓고 있는 조연우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위원장직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에 나섰다. 그는 눈과 입만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장애 정도가 심하다. 통상 경증장애인들이 장애인계를 대표했던 것을 감안할 때 최중증장애인인 조 위원장의 등장은 당 안팎에서 이례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층 로비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조 위원장은 이동하기 쉽지않은 게 업무수행에 따르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콜택시가 금방 잡히지 않아 2~3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고 했다. 집밖으로 나서면 고난의 연속이다. 최중증장애인 활동보조비는 그래서 장애인들이 정부에 바라는 최소한의 권리다.  

조 위원장은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가 있지만 활동지원사의 전문성 부재로 인해 기존 제도가 최중증장애인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없어 가족들이 정치 활동을 돕고 있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들이 최중증장애인 활동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해 있어 장애인 활동지원사를 구하는 것 조차 어려운 실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를 포함해 당 안팎의 많은 이들과 소통을 늘려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인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서 장애인 친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당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와 관련, 정치권의 무관심한 태도가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내에 장애인 문제를 논의 할 수 있는 장애인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정치권이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삶을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최중증장애인이 장애인위원장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어떻게 오래 활동해온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당선되는 이변을 만들 수 있었나

"당선된 요인은 크게 4가지. 첫 번째는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장애인 당원들의 목소리가 선거에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제일 처음 출마했을 때 네 명의 후보가 경쟁을 하는 상황이었는데 쉽지 않은 선거였다. 뜻이 맞는 후보와는 연대를 통해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연대가 힘을 발휘했다. 세 번째 요인은 선거 하루 앞두고 상대 후보의 개인 비리가 나오면서 판세가 바뀌었다. 네 번째 요인은 진정성이다. 상대 후보와 차별성 두기 위해 구체적으로 진정성을 알릴려고 무척이나 노력했고 장애인 당원분들이 저의 진정성을 알아봐주셨다고 생각한다." 

-업무수행에 따르는 어려움은 없는가 

"최중증 장애인들 대부분 이동하는 데 어려움 겪는다. 저같은 경우 장애인 콜택시를 주로 이용하는데, 약속시간에 맞춰 택시를 잡기가 힘들다. 지나치게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약속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특히 퇴근시간에는 3시간 까지도 기다린 적 있다." 

-활동을 보조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지 않나

"무난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활동비 지원이 필요한데 활동 지원비가 부족하다보니 최중증장애인 활동 보조 지원도 쉽지 않은 사안이다. 당에서도 유급 직원들을 추가로 지원해주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음 같아선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어도 제한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으로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당에서는 장애인 관련 정책 실행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 것 같나

"제가 지난달 확대간부회의에서 전장연 관련 방안을 제안한 적 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지도부에서는 장애인 문제에 대해 관심이 덜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 국회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장애인 문제에 대해 관심 있는 의원들도 계시긴 하다."

-최근 전장연 지하철 시위가 사회적 화제가 됐는데, 민주당에서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가 조 위원장이 회의에서 처음으로 발언했다. 전장연 시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그들의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전장연 시위는 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에서 한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장애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나선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전장연 시위는 정치권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장연에서 요구했던 장애인 권리 예산 통과는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정치를 본격적으로 해보니 어떤가

"장애인 목소리를 대변하고 장애인 친화 정당으로 쇄신하기 위해 전국장애인위원장 출마했었고 그 진정성이 받아들여져 선출됐다. 하지만 당이 여전히 부족한 것 같고 당 지도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움직여 줬으면 한다. 당 지도부와는 회의를 통해 얘기를 나눈 정도이고 그래서 앞으로 지도부 포함해 당내 많은 분들과 소통을 늘려가려고 한다. 소통이 중요할 것 같다." 

-장애인 권리와 관련해 당의 무관심한 태도가 극복해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당 내에서 장애인 관련 목소리가 잘 살려지지 않는 이유는, 그동안 전국장애인위원회 위상이나 영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 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이 장애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국회 내에서 장애인 문제를 논의 할 수 있는 장애인 특별 위원회를 설치해 정치권이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삶을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당과도 협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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