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논란 일파만파…“없는 말 왜곡” vs “당원 협박”

‘尹탄핵’ 논란 일파만파…“없는 말 왜곡” vs “당원 협박”

김기현 “말 곡해하면서 당 흠집 내는 모습 자제해야”
장제원 “당정 하나 돼야 한다는 것”
안철수 “金, 당 분열로 몰아넣어…尹 탄핵 발언 사과해야”
천하람 “당원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처사”

기사승인 2023-02-13 16:42:28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합뉴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히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우려된다.”

결국 대한민국 대통령이 전당대회 논란의 한복판에 소환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쏘아올린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언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김 후보는 13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당대표 후보를 겨냥해 “당 대표가 되겠다는 분들이 없는 말을 하고 왜곡·곡해하면서 당내에서 흠집 내는 모습을 자제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안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당 대표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 운운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김 후보를 비판한 바 있다.

김 후보는 “현재와 새로운 권력이 당내에서 충돌했을 때 당에 불협화음이 생기고, 당내 분란이 생겨 당이 쪼개지고, 탄핵이라는 과거가 반복되면 안 된다고 한 것을 마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우려된다고 곡해한다”며 “불필요한 내부 분란을 덜 일으키는 쪽으로 선거전략을 하면 더 보기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지적했다. 탄핵 언급은 과거의 사례를 말한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권주자인 황교안 후보도 우회적으로 김 후보를 두둔했다. 황 후보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 후보의 탄핵 발언과 관련해 “(김 후보의 발언은) 안 후보의 가치관이 분명치 않다 이런 뜻일 것”이라며 “안 후보가 우리 당에 들어온 지가 얼마 안 되지 않았냐. 그동안 민주당에 있었고 여러 정당을 만들었는데 만든 정당마다 다 깨졌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큰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안 의원에게 책임을 돌렸다.

친윤(친 윤석열)계 핵심인사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엄호 태세에 나섰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계속 충돌됐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있었느냐”라며 “그건 우리 정당 역사가 증명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정이 분리돼 계속 충돌했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되고 정권이 얼마나 힘들어졌는지를 강조한 발언”이라며 “정당 정치의 책임 정치가 무엇인지 논쟁으로 성화했으면 좋겠다”고 김 후보를 옹호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합뉴스

반면 김 후보의 발언이 금도를 넘어섰다는 성토도 쏟아졌다.

김 후보와 날선 설전을 연일 주고받은 안철수 후보는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대통령 탄핵 발언을 하면서 당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연포탕’이라며 연대, 포용, 탕평, 이런 것들을 강조하고 것과는 배치된다”면서 “한 사람이 입에서 이렇게 모순되는 두 가지 발언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국민이 오해할 수도 있는 탄핵 발언에 대해서 김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 높였다.

천하람 후보 역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권력의 추가 급격하게 당대표에게 기울어질 가능성도 적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원들이 공감하기도 어려운 대통령 탄핵을 얘기하는 건 결국 나를 안 찍으면 당과 대통령이 어지러워진다고 하는 얕은수의 협박이다. 당원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처사”라고 비꼬았다.

천 후보는 전날에도 “여당 전당대회에 대통령 탈당이나 탄핵 등 결코 등장해서는 안 되는 얘기가 나온다”며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고 본인 지지율이 조급해도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통령실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천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제주 4·3 희생자유족회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시 야당이었기 때문에 탄핵을 주장했던 안철수 후보나 그 당시 정치에 입문하지 않았던 천하람 후보보다 여당 소속이면서 남들보다 앞서서 탄핵을 언급하고 나섰던 김기현 후보가 가장 위험한 후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실은 다른 후보에 가한 일침처럼 김 후보 측에도 재발 방지에 대한 강한 요구를 전달해야할 것”이라며 “김 후보 측은 신평 변호사 발언부터 지속되는 당원에 대한 협박이 어떤 경위에서 지속되는지 소상히 설명하라”고 꼬집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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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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