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당인리, 전통 마을의 해체 한 눈에 보다

마포 당인리, 전통 마을의 해체 한 눈에 보다

[MZ지오그래픽 - 전정희 기자의 캡션 (1)] 서울 마포구 당인동
1930년대 추정 '당인리발전소'와 '여의도 국회의사당 터'

기사승인 2023-02-18 20:33:58

서울 지하철 6호선 상수역~합정역 남단 서울화력발전소가 자리한다. 속칭 ‘당인리발전소’이다. 1968년 발매된 가수 ‘은방울자매’의 음반 ‘마포종점’이라는 노래 가사 중 지금의 서울화력발전소를 지칭하는 ‘당인리발전소’가 거론된다.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

하나 둘씩 불을 끄고 깊어 가는 마포 종점…’

이 당인리발전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화력발전소다.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1929년 일제강점기 경성전기주식회사가 건설에 착수 이듬해 완공됐다. 일제강점기는 물론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 서울의 전력은 이곳에서 생산됐다고 보면 된다.

사진은 1930년대로 추정된다. 발전소 진입도로 등이 정비되고 있고, 멀리 지금의 여의도 주산(主山)으로 추정되는 봉우리가 보인다. 지금의 국회의사당 본관 부근이 해발 7~8m였다. 여의도에서 최고 높은 동산이었다. 따라서 사진 속 숲은 국회의사당 북쪽 ‘사랑재’라는 건물 터로 추정된다.

이 한 장의 사진은 마포 당인리 자연부락의 소멸을 의미한다. 근대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수용 당한 조선 전통의 자연 부락. 힘 없는 조선의 해체이기도 하다.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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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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