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전기세 폭탄 영향에…기대인플레 다시 4%대로

난방비·전기세 폭탄 영향에…기대인플레 다시 4%대로

한국은행, 2023년 2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발표
공공요금 인상, 소비자심리에 가장 큰 영향 줘

기사승인 2023-02-21 11:15:52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4%대에 접어들었다. 전기·가스비 등 공공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체감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인플레이션을 잡아야하지만, 최근 한국의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동향 조사’에 따르면 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0%로 전월 대비 0.1%p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 3.8%에서 올해 1월 3.9%에 이어 2월까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과거 1년에 대한 물가 수준을 묻는 ‘물가 인식’은 5.2%로 전월 대비 0.2%p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한은은 이번달 7일부터 14일까지 2500가구(응답 2372가구)를 대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4%대로 오른 것은 1월 전기요금이 오른데 이어 상반기 중 도시가스비, 교통요금이 오를 것이란 소식에 고물가가 오래 지속될 것이란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2%로 다시 높아지면서 물가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며 “가공식품, 공업제품 등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5%대의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고, 도시가스,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상방 압력도 확대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6.0% 이상 응답이 16.5%로 4.5%p나 늘어나는 등 크게 증가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87.7%) △석유류제품(29.2%) △농축수산물(27.6%)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공공요금(+11.8%p)의 응답 비중이 증가했지만 △석유류제품(-4.3%p) △집세(-3.4%p) 비중은 감소했다.

1년 뒤 집값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71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올라갔으며, 금리 수준 전망지수는 113으로 전월 대비 19포인트 급락했다.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시장금리 하락 가속화 등으로 추가 긴축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행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한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및 기대인플레는 한은으로 하여금 금리 인상을 고려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등을 고려해 우선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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