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밤’ 화염에 휩싸인 객차…그리스 열차 충돌로 38명 사망

‘악몽의 밤’ 화염에 휩싸인 객차…그리스 열차 충돌로 38명 사망

같은 선로 달리다 정면충돌
철도 노동계 “노후시설·인력부족” 지적

기사승인 2023-03-02 06:40:29
 1일(현지시간) 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한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템페 인근에서 350여명을 태운 기차가 마주 오던 화물열차와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38명이 숨졌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AP·CNN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자정쯤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발생했다. 350여명을 태운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정면충돌해 열차 일부가 탈선하고 화재가 발생했다.

여객열차에는 342명의 승객과 10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으며 화물열차에는 2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그리스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7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승객 상당수가 긴 주말 기간 축제를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구조 및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 열차는 같은 선로 위에서 반대 방향으로 마주 오다가 충돌했다. 여객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테살로니키를 향해 북쪽으로 달리고 있었고 화물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남쪽을 향해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많은 승객은 사고 당시 열차 창문을 발로 차 현장을 탈출 했다. 일부는 사고 현장에서 40m 떨어진 지점에서 튕겨 나갔을 정도로 충격은 컸다.

승객 스테르지오스 미네니스(28)는 로이터를 통해 “패닉상태였다. 순간적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좌우로 번져 옮겨붙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10대 승객은 충돌 직전 급제동을 느꼈고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3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그리스 교통부 장관은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임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TV연설에서 “불행하기도 이번 비극은 인간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며 사고의 원인을 찾아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스 경찰은 두 열차가 어떤 경위로 같은 선로에서 정면충돌하게 됐는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라리사 역장(59)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다만 라리사 역장은 기술적 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노동계는 노후한 시설과 만성적인 인력 부족 등 여러 요인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리스 철도노동조합 회장은 스카이TV를 통해 사고 현장의 자동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까지 신호 시스템 일부만이 완성됐고 나머지는 수동으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테네에서는 철도회사인 헬레닉 트레인의 본사 밖에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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