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제기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영구 제명 요구 청원의 동의 인원수가 3일 만에 답변 충족 요건인 5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올라온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 출당 권유 내지 징계’ 청원보다 빠른 속도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이번에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 해야 됩니다’라는 제하의 청원 글이 지난달 28일 게재됐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 지 3일 만인 이날 오전 기준 5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를 얻었다. 30일 이내에 권리당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당 차원에서 답변해야 한다.
청원인은 “(이 전 총리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건을 최초로 터뜨려놓고 이재명 대표님께 사과도 하지 않고 자기는 미국으로 냅다 도망쳤다”며 “그로 인해서 지금 대한민국은 검사 독재 국가가 됐다. 그 사람이 민주당을 검사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어떻게 하면 자기 사람들을 이용해서 이재명 대표를 제거할까, 이 궁리만 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서 2월 27일 체포동의안에서 민주당 내 반란표가 나오게 만든 것도 이 전 총리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에서 반드시 강제 출당시켜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른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이 대표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이 전 총리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서 답변 기준을 채운 청원은 이번 이 전 대표 제명건을 포함해 모두 5건이다. 올해 들어서는 ‘박지현 전 위원장 출당권유’ 청원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전 위원장 징계 청원은 지난달 16일 게시돼 27일 만에 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이낙연은 이제 정리하고 가야 한다”라며 “이낙연 민주당 영구제명 거의 다 왔다. (청원 글) 공유해달라”고 말했다. 일부는 이 전 대표를 향해 “이낙지 아웃” “낙지 나가라” “낙지 출당청원”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발생한 이후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 측은 당내 소통을 강화해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지만, 강성 비명(비이재명)계는 여전히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