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서거석 교육감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한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에 앞서 교육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기종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주장이 전북도의회에서 나왔다.
박용근 전북도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북교육청이 올해만 900원 규모 예산으로 올해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2학년에게 스마트기기 6만 4000여대를 보급할 계획인 가운데 기종 선택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며 “스마트기기 기종 선택은 학교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은 타 시도교육청에 비해 21.4%의 낮은 보급률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를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 계획대로 추진되면 올해 전북 스마트기기 보급률은 57.5%로 높아진다.
900억원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스마트기기 보급사업 추진을 위해 두 번의 공청회도 열었지만, 기종 선택에 있어 구체적인 점검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스마트기기 물품 규격 선정 회의가 7일로 예정돼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 없이 초등학교는 웨일북, 중·고등학교는 노트북으로 기종을 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현장 교사들은 노트북은 교육용 스마트기기에 최적화되기 보다는 개인 휴대용 업무나 게임 등에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외려 이러한 다양성이 수업 중 성인물 노출 등 사고를 일으킬 우려도 있어 중·고등학교에서 노트북은 원활한 스마트기기 활용 수업에 적합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기기 보급사업으로 이미 교육현장에 최적화된 스마트기기가 아닌 노트북을 주력으로 보급한다는 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에 노트북이 사용될 경우에는 학생들이 VPN 등을 통해 우회 접속하게 되면 기기 제어가 완벽하지 않고, 유해사이트의 접근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해 불법적인 사이트 등의 접근도 차단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노트북은 잦은 업데이트와 보안성의 문제점도 수업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의원은 “학교수업을 위해 스마트기기의 배터리 지속성도 따져봐야 한다. 이는 기종에 따라 배터리 소모량이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고, OS(운영체제)의 선택에 따라 사용이 지속되면 성능이 급속하게 떨어지는 문제점도 기종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이 학생수업에 집중해도 부족한데 수업 장애요소가 많은 기종 선택으로 업무가 가중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초등학교 스마트기기 보급 기종으로 거론되는 웨일북이 타 시도교육청에서 보급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원인에 대한 분명한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900억대 예산으로 보급될 수 있는 스마트 기기의 수량도 2배 차이가 나는 것은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트북은 도내 ‘스마트기기 사업’으로 먼저 보급된 크롬북에 비해 2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용근 도의원은 “학생 수업과 직결된 9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게 되면 그 피해는 학생과 교사들에게 돌아간다”면서 “기종에 따라 가격도 2배의 차이가 나는데 학교 교실을 게임 PC방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산 낭비도 막고 오직 학생수업의 효율성과 교육현장에 최적화된 기종을 선택하는 것이 하다”고 강조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