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마한 최대 규모 분구묘 확인’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마한 최대 규모 분구묘 확인’

수직성토, 격자망 구획에 의한 구획성토 흔적 확연

기사승인 2023-03-08 11:32:53
봉덕리 고분군 3호분 발굴조사 현장 (사진제공=고창군)

전북 고창군 봉덕기 고분군 3호분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마한 최대 규모의 분묘구가 확인됐다. 

고창군은 8일 ‘전북마한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봉덕리 고분군 3호분 시·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5년 사적으로 지정된 고창 봉덕리 고분군(1, 2호분)과 같은 구릉에 위치한 3호분에 대한 시·발굴조사로, 학술조사 성과를 자문위원과 지역주민 등에게 공개했다.

조사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의 사적 확대 지정과 더불어 마한고분의 성격과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추진됐다. 앞서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시굴조사가 진행됐고, 올해 2월부터 분구의 북서쪽 사면부에 대해 정밀발굴조사가 이뤄졌다. 

봉덕리 고분군 3호분 규모는 남북 85m, 동서 70m에 달한다. 마한 분구묘(墳丘墓, 흙 등을 쌓아 올린 다음 그 안에 매장시설을 설치하는 마한의 무덤양식) 중에는 규모가 가장 크고, 분구의 축조는 모두 2차례에 걸쳐 높게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선행의 성토층에서 기원후 3세기 중·후반대의 매장시설(통나무관, 목관)과 토기 등이 출토됐다. 이후의 5세기 중·후반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5m 내외로 높게 쌓아 무덤을 만들었는데, 이는 영산강유역권의 마한 분구묘와 유사한 분구 축조 양상을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 성과로 3호분의 분구 축조방식을 확인했다. 격자 상으로 구획한 다음 성토 경계를 토괴(土塊, 흙덩이)로 구분해 쌓아 올렸는데, 점토와 사질(점)토를 번갈아 가면서 쌓고 있어 판축기법도 어느 정도 반영했고, 서쪽 사면의 경우 단단하게 다져진 상태다.

또한 3호분 조사에서는 1호분과 같은 돌방무덤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선행 분구 성토층(3세기 중후반경)에서 추정 통나무관, 토광묘 등이 조사됐다. 후행의 대규모 분구 성토층에서 5세기경의 옹관 등이 확인돼 3호분은 250여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흙덩이를 이용해 쌓아 올린 분구묘는 영산강유역권(나주 장동리고분, 복암리 3호분, 신촌리 9호분, 무안 고절리고분, 덕암고분, 영암 자라봉고분, 해남 만의총 3호분, 영암 옥야리 방대형고분 등)에 마한 분구묘에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고창 봉덕리 3호분은 수직성토 및 격자망 구획에 의한 구획성토의 흔적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009년 이뤄진 고창 봉덕리 1호분 조사에선 돌방무덤(석실) 5기, 옹관 2기 등이 발견됐다. 이 중 4호 돌방무덤에서는 금동신발(보물)을 비롯한 중국제청자, 죽엽형 은제머리장식 등 마한 모로비리국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는 위세품 등이 출토돼 2015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마한 고분의 축조방식과 변화, 성격 등을 토대로 사적 확대를 추진하고, 마한역사문화권 정비계획을 통해 인근의 만동유적(도기념물), 태봉(예지리) 토성 등 마한 역사유적을 포함한 학술조사와 유적 보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고창=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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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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