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이준석계 돌풍은 없었다.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4인방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낮은 득표율을 보이며 전멸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준석 종말’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지난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천아용인 후보는 단 한 명도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14.98%(6만9122표)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당내 친이준석 성향 표를 최대 20만표로 예상했으나 천 후보는 7만표도 얻지 못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김용태·허은아 후보도 4명의 최고위원 당선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각각 10.87%(9만9115표), 9.90%(9만276표)로 6·7위에 그쳤다.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한 이기인 후보는 18.71%(8만4807표)를 얻고 낙선했다. 55.16%(25만36표)를 기록한 장예찬 후보에 크게 밀리면서다.
예상치 못한 완패다. 그간 천아용인을 비롯한 이 전 대표 측은 천하람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해왔다. 천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실버크로스(2·3위 역전현상) 가능성이 언급되면서다. 최고위원 선거도 마찬가지다. 선거인단이 ‘1인 2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변수로 꼽으며, 최소 지도부 1석 정도는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의 당권 도전은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막을 내렸다. 친윤계와 대립각을 세운 이 전 대표의 지원사격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이 전 대표의 전략 실패는 처음이 아니다. 이 전 대표가 진두지휘했던 지난 3.9 대선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2위를 기록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약 25만 표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선거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 전 대표의 이대남 집중 정책이 되레 여성들의 반대 결집을 유도했고, 자신했던 호남 공략도 미약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상에도 ‘내부 총질하는 이준석 대표 때문에 질뻔 했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번 ‘천아용인 전멸’ 사태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3.8 전당대회가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계기로 개최된 만큼, 이 전 대표와 손을 잡은 것이 당심 공략에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평가다. 지난해 신규 당원이 된 이모(여·58)씨는 “이 전 대표가 나설수록 당내 갈등이 커지는 사태를 여러 번 봤다. 내분을 일으키는 친이준석계를 뽑기에는 부담이 크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과 내년 총선 승리에 이바지할 인물에 표가 몰린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당원 역시 “천아용인이 전원 탈락한 것은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천아용인’ 지도부 입성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렸으나, 완전히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1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마치더라도 국민의힘에서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8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이제 당에서 이준석식 정치를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준석 부류의 정치는 청산됐으면 좋겠다’ 등 당원들의 뜻이 표심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최고위원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대표의) 당 대표 시절을 보시라. ‘이준석 현상’을 기대하고 30대 0선을 뽑아줬는데 그게 마치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라고 착각을 하고 쥐고 흔들었다”며 “그동안의 전당대회 기간 내내 내부 총질만 했는데, 그걸 당내 민주주의나 소신으로 포장하려고 해도 당원들이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제대로 심판을 받았다. 지금이라도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한다. 갈라치기, 분열의 정치를 하는 사람이 국민의힘 여론 주도 세력이 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목소리 높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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