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호흡기가 전하는 경고 ‘기침’, 천식환자는 각별히 감기 조심해야 [진료실에서] 

여러 호흡기가 전하는 경고 ‘기침’, 천식환자는 각별히 감기 조심해야 [진료실에서] 

글‧김혜련 원자력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기사승인 2023-03-13 08:57:04

50대 주부 권모씨는 지난해부터 기침으로 고생하고 있다. 감기약을 먹었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올해 들어서는 숨이 차기까지 했다. 불편감으로 병원을 찾은 권씨는 ‘천식’ 진단을 받았다.   
 
기침은 호흡기 내의 이물질이나 분비물을 방출하기 위한 생리 현상이다. 하지만 기침이 오래 지속되면 잠을 설치는 등 일상이 불편해진다. 기침이 한 달 이상 멈추지 않고 특히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거나 숨이 차는 느낌이 들면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천식은 다양한 자극으로 인해 공기가 드나드는 기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고령화로 인해 60대 이상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천식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유전적인 인자와 환경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부모가 천식이 있으면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다. 소아 천식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바퀴벌레, 반려동물 등으로 인한 아토피 때문에 잘 생긴다. 노인 천식은 감기, 대기오염, 흡연,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천식 증상은 기침이 나거나 호흡곤란으로 숨이 차고 숨을 쉴 때 휘파람 소리 같은 천명이 나는 것이다. 천식으로 인한 기침은 밤이나 새벽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한 번 시작하면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 기침과 함께 가슴을 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생기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을 흘리거나 맥박이 빨라지는 특징이 있다. 
 
천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기도가 좁아지고 경련이 일어나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폐기능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천식 검사법으로 폐활량과 내쉬는 숨의 호기속도를 측정해 기관지가 좁아진 정도를 확인한다. 그 외 알러지 여부를 알 수 있는 피 검사와 폐 염증을 확인하는 폐 엑스레이 촬영 검사, 가래 검사 등을 받게 된다. 일반적인 폐기능 검사로 진단하기 어려우면 기관지가 자극에 얼마나 수축하는지 알아보는 기관지과민반응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천식 치료제는 기관지 염증을 치료하는 흡입성 스테로이드제이다. 이와 함께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주는 기관지 확장제와 먹는 경구 항염증제를 사용한다. 약 복용과 함께 천식을 일으키는 자극이나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정확하게 알고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식은 평생 치료받고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혼자 결정해 약물 복용을 중단하지 않는다. 천식이 있으면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며 관리한다. 적절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심폐기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기침은 여러 호흡기 질환을 알리는 신호이다. 기침이 오래가면 천식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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