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계 연구개발(R&D)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 R&D 투자를 하고 있으나 국내에선 아직 관련 법규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R&D는 100조원 시대를 맞이했고 이 중 민간기업 R&D는 전체의 79.1%를 차지하고 있어 OECD 5위 수준이다. 또 기업연구소 연구원 수는 42만9000명으로 대학과 공공기관의 연구원을 합친 것보다 3배 가량 많다. 그만큼 기업연구소는 국가 발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민당정 협의회는 올해 R&D 예산이 약 30조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세계적 경제 침체를 극복하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산업계의 R&D 이슈를 점검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R&D 인력확보의 중요성과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 대폭 상향 등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또 당정은 R&D를 통한 과학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연구개발 기획이나 예산 편성 등에 대해 기업 참여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정은 민관 협력에 기반한 R&D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과 ‘기술개발인의 날’ 및 R&D 민간 투자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그러나 현행법에선 R&D 관련 법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연구개발활동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번 법안에선 기업연구소 설립이 가능한 기업과 기관, 단체 등을 명시하고 기업부설연구소, 연구개발전담부서, 연구개발활동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한다.
국가가 기업연구소의 R&D 활동을 지원 및 관리하고 그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각종 시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연구소가 소속된 기업 등에 대해선 조세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세가 감면된다.
마지막으로 기업연구소의 연구개발활동을 국민에게 알리고 기술개발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10월 24일을 기술개발인의 날로 지정한다.
김영식 의원은 13일 쿠키뉴스에 법안 발의 이유로 “민간기업의 R&D에 관한 근거법이 부재하고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관련 일부조항만 존재한다”며 “기업의 R&D에 대한 체계적 지원과 기술개발 인력들이 정당한 사회적 보상을 받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효과로 “제정안을 통해 정부가 기업 R&D의 예산, 세제, 인력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민간 R&D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술개발인의 날 지정으로 43만명에 달하는 기업 연구원들의 사기와 사회적 위상을 높일 거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12대 국가전략기술 집중 육성 추진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냈고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며 “과학기술계 대표 국회의원으로 지속적으로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책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