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는 ‘한국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더 이상 공허한 구호로만 남겨놓지 않을 생각입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1차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금융산업 글로벌화 TF(테스크포스)의 후속 조치로 개최된 행사다.
먼저 김 부위원장은 “절대적인 자본 규모나 업력에서 글로벌 IB(투자은행)들에 비해 부족한 우리 금융투자회사들이 세계무대의 주역이 된다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명확한 비전과 실효성 있는 추진 전략이 결합한다면 그렇게 해내지 못할 이유도 없다”며 “우리가 가진 강점(Strength)과 기회요인(Opportunity)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전통 금융권 중심의 글로벌 금융시장 판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그 중심에는 ICT·AI·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과 빅테크·핀테크 등 다양한 플레이어, 그리고 다양한 취향과 투자수요를 가진 투자자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영미계 금융회사가 수백 년의 레거시(Legacy)를 쌓아온 전통적인 자본시장 분야, 즉 ’그들의 홈그라운드‘가 아니라, ’새로운 운동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들‘과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쟁에서는 모두가 비슷한 출발선에 서 있고 우리나라도 결코 뒤처져 있지 않다”며 “K-Pop, 드라마, 웹툰 등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사업화해 내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투자업도 본질적으로는 소프트 파워”라며 “갈수록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질 투자자들의 니즈에 맞는 혁신적인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더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것은 앞으로 금융투자업에서 점점 더 중요해질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강점인 소프트 파워와 ICT 등 글로벌 선도 분야를 바탕으로 우리 금융투자업만이 가질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시장과 그 투자자들의 특성에 맞는 진출전략을 결합하여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부위원장은 “업계 스스로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금융투자업자’로서 스스로의 비전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담대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 금융투자회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도록 하려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