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점검 결과 주요 은행의 성과급이 2년 만에 30% 넘게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은행의 성과급 지급이 내부 혁신과 성과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금리인상에 따른 예대금리차 확대 등 외부적 요인에 기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일부 은행의 경우 은행장의 장기성과급 평가 기준이 95% 가량 수익성에 쏠려 은행의 단기 수익 위주 영업을 독려하고 있다는 문제도 드러냈다. 또한 행정 제재나 형사처벌, 중대한 기업손실에도 성과급 환수 규정이 없는 은행도 있었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일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3차 실무작업반에서는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먼저 은행들의 성과급 및 퇴직금 등 보수체계 현황을 점검한 결과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은행이 지난해 거둔 이자이익은 36조9288억원(잠정)으로 전년대비 6조6000억원 늘었다. 성과급은 1조9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인건비는 10조7991억원으로, 전년(10조2318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인건비는 고정급여 5조4044억원, 성과급과 퇴직금으로 각각 1조9595억원, 1조5152억원 지출됐다. 직원 성과급은 고정성과급과 특별성과급으로 나뉘어지는데, 고정성과급은 급여 성격의 성과급이었으며, 특별성과급은 사전 설정된 은행 단기 경영목표 달성시 수익의 일부를 직원에게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은행장의 성과급 역시 수익성에 따라 결정됐다. 은행장 성과급은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으로 구분된다. 단기성과급은 정량평가(비중 55~80%)와 정성평가(비중 20~45%)를 거쳐 결정되며, 정량평가의 평가지표는 수익성(32~45%)에 가장 높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었다. 장기성과는 정량평가만 진행하며, 이 역시 수익성(60~95%) 배점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지주회장이 은행장의 정성평가부문을 직접 평가하며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를 두고 “최근 은행권의 대규모 수익은 임직원의 노력보다는 코로나 및 저금리 지속 등으로 대출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최근 금리 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과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급화돼 있다는 비판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과 보수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외부적 요인보다는 실질적 성과에 따라 중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지급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러한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여 성과 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은행권이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