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SVB사태 속 물린 투자금 ‘2700억원’

국민연금, SVB사태 속 물린 투자금 ‘2700억원’

SVB 주식·채권 1300억원…CS 채권투자 1359억원

기사승인 2023-03-20 11:09:59
연합뉴스 제공.

국민연금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해 ‘물려있는’ 투자금액이 27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VB 주식과 채권에 1300억원, 부실 리스크가 발생한 크레디트스위스(CS)의 회사채를 1360억원가량 보유하고 있는데, 매도 등 단기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SVB 투자 현황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SVB 그룹 주식에 9600만달러(1218억원) 투자했다.

이 가운데 직접 투자액은 2300만달러(294억원), 위탁 투자액은 7300만달러(923억원)이다. 국민연금이 보고한 자료에 적용된 환율은 1267.3원이다. 여기에 위탁운용사를 통해 SVB가 발행한 채권에도 171억원을 투자한 것까지 합산한다면 약 130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채권 중 일부는 10일 미국 금융당국의 은행 폐쇄 결정 직전 매도했다”며 “이후 SVB금융그룹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13일 운용사에 추가 매도 지시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일부터 SVB 거래가 정지되며 팔 기회를 갖지 못했다. 실상 매도 등 단기 대응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3자 인수 및 미국 정부의 대책 등에 따라 거래 재개가 될 경우 제3자 인수 조건 등을 보며 매도 또는 보유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은 SVB 후폭풍으로 부실 리스크가 발생한 크레디트스위스(CS)의 회사채에도 투자를 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투자은행 중 하나로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CS가 무너질 경우 SVB 등 지역 중소은행 파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크다고 우려된다.

CS에 대한 투자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위탁운용 방식으로 1359억원이다. 주식의 경우 732억원어치 보유하고 있었지만, 올해 대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CS의 경우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가 32억달러(4조2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SVB와 같은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스위스 금융당국이 170억달러 규모의 후순위 채권은 보장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어느정도 손실은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최혜영 의원은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은 파산에 이른 SVB 뿐 아니라 시그니처뱅크 및 크레디트스위스의 금융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위기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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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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