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최고위원의 가벼운 언행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는 국민의힘에게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지난 25일부터 방미 중인 김 최고위원은 재미 보수단체인 북미자유수호연합 주최로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우파에서는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정당 외엔 없는데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해서 그나마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무대가 돼서 우리 쪽도 사람이 있구나, 이런 마음이 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논란이 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그는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게재하는 건 불가능하다”라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밝혀왔던 만큼 ‘당·정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잇단 실언에 당 지도부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듯 싸늘한 반응을 내비쳤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진행된 ‘천원의 아침밥’ 현장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후 문맥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도된 것만 봤다”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자신의 주장인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친구로써 또 정치 선배로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워딩을 이렇게 반복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정책 전략, 정황 분석은 탁월한데 언어의 전략적 구사가 최근에 감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일부 인사들은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까지 거론했다. 당대표를 두 차례 역임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을 그냥 제명하자. 경고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두 번도 아니고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인데 그냥 제명하자”며 “총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듭 목소리 높였다.
홍 시장은 지난 ‘5.18’ 논란 당시에도 “당의 지도부에 있으면서 ‘벌구’ 버릇을 버리지 못하면 당에 해악을 가져온다”며 “(김 최고위원을) 퇴출해야 한다”고 질타한 바 있다.
당내 비주류 성향 대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5.18 발언 같은 것은 당에 대한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연히 징계를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지나갔다”며 “애틀랜타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해 그런 식으로 발언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볼까 정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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