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세의 청년 김씨는 서울의 한 온라인 상품판매 업체에 그래픽디자이너로 취직했다. 그는 취업 청년의 목돈마련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올해부터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조건이 까다로워진 영향이다.
최대 1200만원의 목돈을 안겨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 조건이 올해부터 강화되면서 가입 문턱에서 떨어지는 청년들이 속출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나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여타 청년 자산형성 지원 상품 가운데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지원금이 비교적 컸던 만큼 청년들의 아쉬움이 크다. 이러한 청년들에게 지자체 지원상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부터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신청할 수 있는 중소기업 규모와 업종이 축소됐다. 기존에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라면 아무나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제조·건설업종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만 신청이 가능하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지원 축소를 두고 아쉬움을 제기한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2년간 4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400만원, 기업이 400만원을 지원해 12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정부지원 상품이다. 정부와 기업이 총 800만원을 지원하는 만큼 저소득층이 아니라면 청년내일저축계좌나 청년도약계좌보다 지원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29세의 청년 김씨는 “내가 받을 수 있는 도약계좌나 저축계좌의 지원금이 100~300만원인 상황에서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지원금 800만원은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가입을 기대했으나 취업 기업 문제로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지자체 지원 상품은 이처럼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청년들끼리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가입을 추천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희망두배 청년통장’의 경우 매월 10만원, 15만원을 2~3년 간 저축하면 본인 저축액의 100%를 서울시가 추가 적립해 준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5만원씩 3년간 꾸준히 저축할 경우 본인저축액 540만원에 서울시 지원금 540만원을 더한 1080만원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본인 소득이 월 255만원 이하이면서 부양의무자(부모 및 배우자)의 소득이 연 1억 미만(세전 월 평균 834만원)이고 재산 9억 미만인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34세 이하의 근로 청년들이 지원할 수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같이 기업 제한은 없다. 1년에 한번만 접수를 받고 지난해 6월 접수에는 7000명 모집에 4만107명이 지원했다.
서울시는 올해도 6월 희망두배 청년통장의 가입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는 5월 모집공고를 올려 6월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신청 자격은 지난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지원 규모는 지난해 7000명에서 올해 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2년간 480만원을 적립하면 960만원을 지급하는 경기도 ‘청년노동자통장’, 3년간 360만원을 저축하면 지원금 640만원을 더해 총 1000만원을 지급하는 인천시 ‘드림 포(for) 청년통장’ 등 지자체 별로 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지원 제도가 운영 중이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대부분 지자체에서 중복지원 문제를 막기 위해 정부의 지원상품과 중복가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가입을 희망하는 청년은 정부 상품과 지원 자격 및 지원금 규모를 비교해 보고 유리한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