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상해 및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민식이 법’이 시행된 지 3년이 흘렀지만, 스쿨존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10세 초등학생이 이날 사망했다. 피해 초등학생은 전날 오후 2시20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스쿨존 인도를 걷다가 술에 취해 운전하던 50대 남성 A씨 차량에 사고를 당했다. 피해 초등학생과 함께 걷던 9~12세 어린이 3명도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 운전 치사,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민식이법이 시행된 2020년 스쿨존 내 어린이(12세 이하) 교통사고 건수는 483건으로 전년도 567건보다 80건 가까이 줄었다. 사상자 수는 2019년 595명(사망 6명, 부상 589명)에서 2020년 510명(사망 3명, 부상 507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1년 들어 사고 건수와 사상자 수 모두 늘었다. 그 해 집계된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523건, 사상자 수는 565명(사망 2명, 부상 563명)이었다.
지난해에도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경찰청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9월 기준 399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약 44건이 발생한 셈이다.
사망사고도 계속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40대 운전자가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를 차로 치었다.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28%였다. 운전자는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 피해 어린이는 결국 사망했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 평택에서 초등학생이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굴착기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굴착기 운전자는 신호를 위반해 운전하다가 초등학생 2명을 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