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내전이 격화한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한국인 28명 전원을 구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른바 ‘프라미스(PROMISE) 작전’으로, 방미를 위해 공군1호기에 탑승한 윤석열 대통령의 진두지휘 아래 수단 현지로 급파된 육군·공군 특수부대, 지휘통제실의 삼각 체제에 의해 안전한 탈출이 이뤄졌다. 탈출한 교민들은 25일 오후 4시쯤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4일(현지 시각)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아프리카 수단에서 우리 교민 28분이 안전하게 구출이 됐다”며 “가슴을 졸이면서 한 마음으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먼저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작전 초기부터 우리 군용기, 청해부대 충무공 이순신함, 그리고 특전 부대 경호 요원의 긴급 파견을 지시했다”며 “워싱턴으로 오는 기내에서도 위성으로 용산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교민들이 안전하게 철수하도록 상황 보고를 받으며 탈출 직전까지 상황을 지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단 내 국민 탈출 작전명은 ‘프라미스’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명명됐다”고 밝혔다.
수단 내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총 29명이다. 이 중 잔류를 희망한 1명을 제외한 28명은 23일 육로를 통해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동부 포트수단으로 이동했다. 하르툼의 국제공항에서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버스로 850km가량 떨어진 포트수단으로 대피하는 방법을 택했다.
교민들은 24일 포트수단에서 대기 중인 공군 C-130J ‘슈퍼 허큘리스’에 탑승해 같은 날 늦은 오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하면서 무사히 수단을 탈출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C-130J를 수단 인접국인 지부티 주둔 미군 기지에 급파해 작전 투입을 준비해 왔다. 이어 28명의 교민 전원이 제다에서 대형 수송기 KC-330을 타고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했다. 당초 2명의 교민이 사우디 체류를 희망했었으나, 의사를 바꿔 전원이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프라미스’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부와 국방부, 국정원이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비상철수계획을 세워 작전을 수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단 현지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어떤 상황에서도 재외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부처가 비상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 비상 철수 계획 점검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 TF로부터 구체적인 철수 방법을 보고받았고, 우방국과의 협력관계 구축과 육로 이동 후 항공기 운용 과정을 지시했다. 군 수송기 긴급 파견, 아덴만 지역 내 청해부대의 수단 인근 해역 급파 등 핵심 사항도 선제적으로 지시했다.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교민 구출 상황을 전했다.
대통령실은 구출 과정에서 UAE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양측에 제3국 교민 철수의 안전 보장을 확보해달라는 협상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차장은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바 있는 형제의 나라 UAE의 역할이 컸다. 여러 네트워크를 쥐고 있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아니었으면 육로를 통한 구출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전을 확보하고 핵심 협력국들과 정보를 공유해 (교민들을) 안전 지역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수단에서 철수한 우리 국민들이 한국으로 안전하게 귀환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진수·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