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실은 대성동고분박물관과 공주대 문화보존과학과 문화재분석연구실이 공동으로 금관가야 지배계층 묘역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고대 유리제품과 구슬을 분석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분석 결과 대성동고분군 출토 유리구슬 207점(목관묘 14기, 목곽묘 13기)과 유리용기 추정 편 5점(목곽묘 2기) 중에서 144점은 비파괴, 68점은 시료로 확인됐다.
실체현미경을 이용해 유리의 형태적 특징과 이미지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리의 색상과 크기, 형태 등 외형적 특성도 분석했다. 더불어 휴대용 X선형광분석기와 주사전자현미경분석기로 유리의 표면과 단면도 측정했다.
이 결과 대성동 유리구슬은 감청색과 자색, 벽색, 청록색이 중심 색상으로 주조기법과 늘린기법, 말은기법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리의 화학 조성은 묘제(묘에 대한 관습)에 따른 특징을 나타낸다. 1~3세기대 목관묘는 감청색과 벽색의 포타쉬 유리 조합인 반면 4~5세기대 목곽묘에서는 감청색 포타쉬 외에 소다 알루미나계, 납-바륨계, 소다 식물재 등을 확인했다.
동일 시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용기 편-로만글라스 4점은 유리구슬과 다른 화학 조성을 보였고 1점은 수정으로 확인됐다.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대성동 유리구슬은 색상과 형태에 따라 제작기법과 화학 조성이 달랐다. 목관묘는 포타쉬유리군이 우세한 편이고 목곽묘로 전환하면서 포타쉬유리군에서 소다유리군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밖에도 유리용기 편 4점이 확인되면서 당시 김해지역은 유리구슬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리제품이 널리 수입되고 유통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김해대성동고분군은 가야의 성립과 사회구조를 밝히는데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은 지난 2020년 10차 발굴조사에서 무덤 62기 중 25기에서 약 6000점의 유리구슬이 출토돼 금관가야 고대 유리 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박물관 측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리의 입수 경로 등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