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같은 동맹을 위하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외친 건배사다. 두 정상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단단해진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6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건물 안으로 이동했다.

백악관 응접실 격인 블루룸 대계단에서 기념촬영도 진행했다. 한미 정상은 모두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맸다. 김 여사는 흰색 정장 재킷 아래 드레스를 입고 흰 장갑을 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연보라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이후 두 정상 부부는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한미 동맹은 네잎클로버” 尹대통령의 건배사에 바이든 ‘미소’

윤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늘 성대한 만찬장에 함께 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동맹이라 평가받는 한-미동맹의 든든한 주주이자 후원자”라고 운을 띄었다. 이어 “오늘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한미동맹 7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미래 협력 방안에 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미 동맹에 대한 신뢰와 협력 의지가 강철같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했다.

건배사에서 아일랜드 속담을 인용하며 한미 동맹을 ‘네잎클로버’에 빗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정은 네잎 클로버 같아서 찾기는 어렵지만 일단 갖게 되면 행운이다’라는 속담이 있다”며 “오늘은 한미동맹이라는 네잎 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로운 뿌리를 뻗어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혈통인 바이든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국빈 만찬 내빈은 모두 200명이 초대받았다. 유명 인사로는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선수가 부인과 함께 참석했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2019년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생명과학공학과에 합격해 유학한 장남 매덕스도 함께 초대받았다. 소설 파친코 작가 이민진씨 내외도 자리했다.

게 요리·갈비찜에 흰머리독수리·호랑이 장식…한·미 화합 상징

국빈 만찬 메뉴는 질 바이든 여사의 진두지휘하에 한국계 셰프인 에드워드 리와 백악관 셰프들이 함께 준비했다. 차가운 호박 수프와 양배추, 콜라비, 회향, 오이 슬로우 등의 채소와 고추장 소스가 곁들여진 크랩 케이크가 주 요리로 테이블 위에 올랐다. 미국 요리에 고추장, 된장 등 한국 양념으로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바이든 여사가 만찬 전 과정을 세심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국빈 만찬장도 한국과 미국의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연출됐다. 미국 대통령의 상징인 황금색 독수리가 그려진 식기가 준비됐다. 만찬장 테이블에는 2m 가까운 높이의 벚꽃으로 가득 채운 대형 꽃병이 놓였다. 벚꽃은 백악관, 워싱턴 기념관 등과 함께 워싱턴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까치, 호랑이, 태극 문양 등도 곳곳을 장식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화합’의 의미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바이든 여사는 지난 24일 직접 백악관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환영하며 양국을 대표하는 상징과 아름다운 순간들 속에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자 한다”며 이번 만찬을 통해 한미 양국의 화합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의미를 더한 바 있다.

조진수·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